[FM투데이=김영삼의 스타인터뷰] 드라마 <아이리스>의 OST ‘매일하는 이별’의 가수 ‘아미’는 신인 가수가 보여야 할 모든 멘탈의 건강함을 보여 놀라움을 준다. 가요계든 연예계 전반이든 찾아보면 너무도 쉽게 찾을 수 있는 것이 욕심부리는 신인의 모습일 진데, 신인 가수 ‘아미’는 그런 모습을 찾아보기 극히 어려운 모습을 보였다.
신인 가수 ‘아미’를 만난 인터뷰는 <엠카운트다운> 데뷔 무대 전 시간이었으나, 그 잠깐의 시간에 신인이 보여야 할 모든 모습을 보여 오랜만에 기분 좋은 인터뷰를 할 수 있었던 자리가 됐다.
현재 ‘아미’에 대한 정보는 거의 백지장에 가깝다. 고작 확인되는 정보란 것이 드라마 <아이리스>의 OST ‘매일하는 이별’의 가수란 것 정도. 그리고 이름이 전부. 인터뷰를 통해서 모든 것을 알 수 없었지만, 적어도 알려진 것보다는 더 많이 알았다는 것은 작은 수확이었다.
가수 아미는 적은 나이가 아닌 25세 신인으로 출발하고 있다. 이름이 작게나마 알려지고 그 이름이 예명이 아닌가 하는 궁금증을 갖는 이들도 있지만, 그녀의 이름은 한글 이름으로 본명이다. 성은 고.
이름을 묻자 또박또박 자신의 이름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그녀의 모습은 무척이나 활달한 모습이었다. 대부분 신인의 모습이 그렇지 않으냐? 라는 질문을 할 수 있지만, 요즘 신인은 왠지 그런 모습을 찾기가 어렵다.
사회가 워낙 말이 많은 사회여서 그런 것이라 생각을 해도 말을 아끼거나, 경우에 따라서 버릇없는 아이돌 가수들의 모습 또한 쉽게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지금까지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미’의 모습은 한 톤 업 된 기분 좋은 상태의 대화법과 겸손함이 묻어난 인터뷰 시간을 갖게 했다.
요즘 들어 신인이라는 이미지를 생각하면 수준 낮아진 양산형 아이돌 이미지 때문인지 걱정이 먼저 앞선다. 허나 ‘아미’는 꾸준한 노력과 함께 작사에도 관심을 두고 있는 모습은 진지한 뮤지션을 향한 마음가짐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했다. 실제 OST <매일하는 이별>은 그녀가 작사에 참가한 곡이어서 어느 정도 음악에 관한 집중도가 있는지를 알게 했다.
작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그녀는 “열심히 해서 음악적 느낌을 풍부하게 갖고 활동하는 가수가 되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는 말은 진정성이 묻어나는 답변이었다.
그녀를 알리는 첫 노래 <매일하는 이별>은 발라드곡으로 감성적으로 다가오는 곡이다. 요즘은 온통 신인이 댄스나 걸스힙합으로 데뷔를 하기에 발라드로 데뷔한 어려 보이는 아미에게 발라드에만 관심 있는가? 를 물었더니, 뜻밖에 발라드에만 관심이 있다는 말을 해 작은 놀라움을 줬다.
보통 신인들에게 자신이 하는 장르 이외에 욕심나는 장르는 없느냐 물으면, 상당수가 모든 것을 해 보고 싶다는 말을 하는 것과는 달리 상반되는 대답이어서 놀랄 수밖에 없었다. 당연한 대답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오는 것은 뭔 조화일까.
요즘 세대가 가장 좋아하는 발라드 가수를 뽑는다면 단연 백지영을 뽑고는 한다. 아미 또한 백지영과 같은 가수가 되고 싶은 소망을 밝혔다. 애절한 보이스는 상당히 닮은 구석이어서 기대를 하게 한다.
무뎌진 사회라지만 신인의 실력은 당연히 첫 평가요소로 다가온다. 그래서 요즘에는 신인 중 발라드 가수가 많지 않다. 그만큼 까다로운 대중의 입맛을 맞추기 어렵기에 많이 나오지도 않는다.
신인으로 발라드를 들고 나오기가 쉽지 않고, 지적받는 것도 부담이지 않을까? 라는 작은 염려의 질문을 하니, 역시 그에 대한 부담감은 있다고 대답했다. 뭐 당연한 부담감이겠지만, 솔직하게 털어놓는 자신에 대한 실력평가는 ‘노력을 요한다’라는 평가였다.
“부족한 게 많아요. 막 데뷔해서 처음 하다 보니 떨리고 그래요. 노래도 3옥타브 파까지 가기에 어렵지만, 점점 나아지려 노력하고 있어요.”라는 부끄럽다는 듯 자신을 낮추어 말하는 모습은 풋풋함이 묻어났다.
하지만 인터뷰 전 진행된 드라이 리허설에서 그녀가 보여준 노래 실력은 우수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낮추고 노력해야 한다는 자세를 보여준 것은 늘 노력하겠다는 말처럼 들렸고, 그 이후 꾸준히 대화를 통해서 보여준 자세는 그 말이 한 번 좋자고 한 말이 아님을 느끼게 했다.
혹시 어디서 음악을 배웠는가? 라는 질문에 보컬 트레이닝은 꾸준히 받고 있다며 스승의 이름을 대기도 했으나, 체계적으로 어떤 학원이나 학교에 다닌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좋은 스승이 현재 보컬 트레이닝을 해주니 더 좋아질 것이고, 노력하겠다는 말에는 겸손함이 묻어 있었다.
아미는 며칠 전 지나와의 인증샷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래서 어떻게 아는 사이냐? 물었더니 원래 아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친해지고 싶은 선배님이고 언니라서 같이 촬영해 올렸다는 대답을 했다. 쑥스럽고 어렵겠지만, 신인이 기존 가수를 대할 때 가장 기본은 자신을 놓고 친화력을 보일 때 쉽게 다가간다고 그녀는 그 방법을 실천하고 있는 듯했다.
우연인지 데뷔 초 화제가 되고 있는 그녀의 이미지는 발라드 특성의 청순함보다는 글래머 이미지였다. 앨범 재킷이미지가 그랬고, 트위터에 올린 사진이 화제가 된 것도 복근 이미지였기에 자연스레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그런 이미지를 가져갈 것이냐? 라는 물음에 그건 아니지만 건강하게 봐 주는 것은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물어본 김에 몸매 중 자신 있는 부분을 묻자, 드라이 리허설 전 걸스데이의 무대를 보고는 자신의 몸매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는 말은 인터뷰하던 중 큰 웃음을 줬다. 하지만 굳이 자신감이 있는 곳이 있다면 안 보이고 하니 ‘엉덩이가 자신 있다’는 말은 다시 한 번 웃음을 주기도 했다.
인터뷰하면서 알게 된 그녀의 나이 때문인지 신인으로서 늦은 데뷔는 아닌가? 라는 질문에 혹시나 하는 마음 한구석의 이야기를 꺼내 놓은 것은 그녀 역시 쉽게만 데뷔한 게 아님을 알게 했다.
아미 역시 연습생 시절을 겪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문제가 많은 엔터테인먼트계의 안 좋은 문제를 그녀도 겪었기에 말을 아끼는 듯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습생을 했지만, 늘 어떤 문제로 데뷔를 할 수 없었음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알만한 스토리다.
그녀가 말한 연습생 시절은 늘 끼를 가진 연습생이 겪는 시간과 유사했다. “말하면 길어요(연습생 시절). 오래 했어요. 어릴 적부터니까요. 길거리 캐스팅돼 이런저런 회사 다녀봤어요. 안 좋은 일도 당하고 고생도 좀 했고요.”라는 말에는 밝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만 아픔이 느껴지는 대목이 됐다.
이어 “앨범을 낼 수 없는 시간이 오래갔어요. 고등학교 때부터 약 10년 정도. 첫발을 디딘 이후, 어느새 여기까지 왔어요.”란 말에는 많은 고생담이 함축되어 있었다.
그래서 그럴까? 그녀는 앞으로 하고 싶은 노래 스타일은 어떤 것인가? 란 질문에 “친근한 노래를 하고 싶어요. 발라드이니 감성이 소통되고 공감되는 내용의 노래를 쓰고 싶고 부르고 싶어요.”라며 포부를 밝혔다. 또한, 기회를 주시면 제 스토리를 담고 싶은 마음까지 있다는 말을 해, 노래로 표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음을 알게 했다.
롤모델로 삼고 있는 백지영을 좋아하고, 외국 가수로는 타미야의 노래풍을 좋아한다는 그녀의 목표의식은 명확했다. 인터뷰 도중 입에서 떼지 않은 단어인 ‘노력’이란 말은 늘 자신을 채찍질하는 단어란 것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게 했다.
그녀의 노력은 고생한 만큼 보인다고, 스스로 절제하는 면들을 대화 도중 많이 느낄 수 있었다. 술도 안 하고, 매일 2~3시간 운동을 하며, 밤에는 건강을 위해 밤참을 하지 않으며, 자고 일어날 때 가글 생활화하기, 자기체면으로 늘 옥죄는 생활은 될성부른 떡잎을 보는 듯 느끼게 한 인터뷰가 됐다.
무엇보다 신인 가수 ‘아미’는 음악에 대한 관심이 많고 다른 욕심은 반대로 크지 않았다.
상당수의 신인들은 혹시 예능에 관한 관심이 있느냐? 란 말을 했을 때 기획사에서 체계적으로 배우고 관심도 많다는 말을 하는 반면, ‘아미’는 오로지 음악에 관한 관심만을 이야기하는 편이었다.
만약 어떤 면을 보고 예능에서 캐스팅 제의가 온다면 어떻게 하겠는가? 라는 질문에, 먼저 단서를 앞에 다는 것은 ‘노래로 인정받으면’이란 말이었다. “노래로 인정받으면 확실히 나가고 싶습니다”라는 우렁찬 한 마디에 웃으면서도 오랜만에 신인다운 신인을 보는구나!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
대중이 ‘아미’를 어떤 이미지로 봤을지 모르겠으나, 모니터로 확인한 아미는 카메라발 덜 먹는 가수임을 알게 했다. 직접 만나 인터뷰를 해서 그런 마음을 가진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직접 본 아미의 매력은 모니터로 확인할 수 없는 면들의 활달함과 건강함이 잔뜩 묻어 있었다.
어찌 보면 눈 쪽이 현아를 닮기도 하고, 말하는 것 보면 이시영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웃을 때는 강지영을 보는 듯한 다양한 느낌의 이미지는 앞으로 그녀가 보여줄 숨겨진 모습들의 매력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칼럼니스트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