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김영삼의 컬쳐홀릭] MBC 스포츠 플러스 정우영 아나운서가 지난 16일 자신의 트위터에 동료 여아나운서의 노출에 대한 비판을 했다. 이에 XTM의 공서영 아나운서가 “그냥 또 혼자 참기. 서럽네 진짜”라는 트위터 맨션을 하며, 이 비판과 연결된 것은 아닌가 하는 시선을 받고 있다.
정우영 아나운서가 남긴 지난 16일 트위터 멘션의 내용은 “레이싱의 인기를 깎아내린 것은 레이싱걸이다. 대회가 열리면 오로지 관심은 레이싱걸이었다. 결국, 레이싱스포츠라는 본질은 지워지고 레이싱걸이란 부가요소만 남았다. 현재 여자야구아나운서들에 대한 일부 닷컴들의 비정상적인 관심을 보면 레이싱걸들이 오버랩 된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나 이 멘션은 노출 여아나운서에 대한 비판만 담긴 것이 아닌, 의도치 않았을 수도 있지만, ‘레이싱모델’에 대한 직업군에 대한 심각할 정도의 잘못된 시선이 담겨 있어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정우영 아나운서가 트윗한 내용이 잘못됐다고 느껴지는 것은 왜 아나운서의 노출 비판을 하면서 굳이 레이싱이란 모터스포츠와 레이싱걸이란 단어와 연관관계를 지으며 비판을 했느냐는 것이다.
노출이 심한 여아나운서의 의상을 지적하려 했다면 사실 일반화 과정에서 모터스포츠를 언급할 필요는 전혀 없었다. 단지 자정을 해야 한다는 말을 했어도 끝날 말을 자신만이 가진 편중된 사상을 끌어다 비판을 한 것은 의도치 않았을 수도 있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편협한 시선이 있음을 드러내는 실수를 하게 된 것이다.
그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뒤부터 이야기하자면 ‘OO걸’이란 개념이다. 그가 표현한 단어 중 ‘레이싱걸’은 이제 사라진 말이다. 레이싱걸이란 말은 모델이란 직업군이 생기며 존중받는 하나의 직업이 됐고, 이미지도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그가 표현한 레이싱걸이란 말은 직업으로 인정하지 않는 뜻이기도 하여 문제의 요소라 느껴지게 한다.
또한,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레이싱모델이 레이싱이라는 모터스포츠의 본질을 흐린다는 발상이기도 하다. 어느 곳에서나 있을 수 있는 극히 일부의 부작용을 가지고 침소봉대 키워서 생각하는 버릇은 그가 말하려는 내용을 제대로 전하지 못한다.
정우영 아나운서의 말 중 모터스포츠 레이싱의 분위기를 지우는 것이 레이싱모델이란 표현이 맞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겉으로만 보이는 극히 작은 부작용이라는 데 있다. 겉으로만 대충 본다면 사람들이 몰려다니는 곳이 그곳을 향하기에 그렇게 볼 수 있지만, 실제 레이스 경기를 하는 레이싱파크의 모습은 그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레이싱파크의 모습은 경기 전 레이서가 팬 서비스를 하는 과정에 후원 업체에 기용된 모델이 선수를 빛내기 위해 함께 하는 모습을 보인다. 즉 메인은 선수이지 모델이 아니라는 점이다. 기자든 포토그래퍼든 관심을 표하는 첫 타겟은 선수고, 그 이후 모델로 향하는 것이 부수적인 행동일 뿐이다. 물론 그 반대도 있지만, 그것은 다양성에서 생기는 타게팅이지 메인의 시선이 될 수 없다.
정우영 아나운서가 표현한 말대로라면 대부분 사람이 모델에만 관심이 있다는 내용이지만, 실제 레이싱파크는 그 모습이 아니라는데 잘못된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노출 지적에 레이싱모델들이 발끈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모터스포츠 레이싱에 대한 시선을 정우영 아나운서는 너무 가볍게 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는 레이싱모델이 레이싱의 본질을 희석시키는 요소라 표현하지만, 사실은 다양성 측면에서 많은 이들이 레이싱이라는 곳에 접근하는데 레이싱모델로 도움을 받고는 한다.
그의 말대로 사람들이 레이싱모델을 보고 레이싱에 접근을 했을 수도 있지만, 곧 그 접근의 관심은 다양하게 바뀌는 것을 현장에서 충분히 목격하며 알 수 있었다. 오히려 희석시키기보다는 농도 짙게 만든 것이 레이싱모델이란 점을 그는 모르는 듯하다.
대한민국 레이싱 문화의 꽃이 핀 시기는 불과 몇 년도 안 됐다. 그가 말한 대로 깎아 내릴만한 문화가 형성된 역사라도 있었다면 그 말에 공감하겠지만, 현재 이 문화는 계속 발전하고 있는 시기다. 그래서 몇 년 전 레이싱걸이란 말로 대접도 제대로 못 받던 이들이 이제 간간이 모델의 직업으로 대접받고 있는 시점에 공감도 안 되는 말로 비교하는데 레이싱모델을 입에 올린 것은 분명 잘못된 비교임을 알게 한다.
스포츠 전문 아나운서라 불리는 그가 그만큼 잘못된 시선에서 이들을 인식하는 상황은 참 불행한 일이다. 어쩌면 가장 잘 이해를 해야 할 인물이 가장 관련 직업을 이해 못 하고 있다는 것은 처우가 좋지 않은 레이싱모델의 처지에서는 눈물 날 일로 다가올 것이다.
정우영 아나운서의 최초 접근은 자성을 하자는 의미에서 말했겠지만, 일타쌍피 동시에 여아나운서와 레이싱모델을 잘못 공격하는 누를 끼치고 말았다.
[칼럼니스트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