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영화문화가 우리나라의 영화문화와는 조금 달라 영화관을 자주 방문하지는 않지만 기다렸던 감독 피터 잭슨의 새로운 영화라 발길을 옮겼다.
영화의 줄거리는 70년대 배경의, 14세 소녀 수지 샐몬(Susie Salmon)의 이야기이다.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가정에서 자라는, 행복에 가득 찬 소녀 수지가 생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도 전에 이웃아저씨로부터 강간, 살해당하는 이야기다.
앨리스 세볼드 원작 소설을 <반지의 제왕>, <킹콩>, <디스트릭트 9>등으로 잘 알려진 피터 잭슨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라 그동안 이 감독의 작품을 기다리고 있던 팬들은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던 것 같다.
<사진출처: Rama's screen.com> |
이 영화는 장르가 드라마, 스릴러라고 알려졌지만 살인자가 등장하는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범죄자와 범죄자를 쫓는데 중점을 둔 영화와는 달리 14세에 살해 당한 한 소녀의, 천국과 지상의 중간에 있는 공간에서 가족들을 지켜보고 지상에서의 삶에 대한 애착을, 그녀의 환상의 세계로 관객들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흔히 뉴스에서 살인자, 유괴범에 대한 기사를 읽고 분노를 터트리지만, 이 영화를 보는 동안 살인자에 대한 분노, 한 소녀가 살해당했다는 사실에 대한 울분보다는 수지의 가족에 대한 애정, 다시 삶으로 돌아가고 싶어하는 그녀의 생에 대한 애착, 욕망에 대한 장면들에 더 강한 감동을 받는다. 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빚어지는 갖가지 가족들과의 사건들보다는 환상적인 장면들로 천국과 지상의 경계선에 서 있던 한 외로운 소녀의 모습이 이 영화에서 받는 가장 큰 감동적인 장면등이 아닌가 생각된다.
<러블리 본즈>에서 주목 받을만한 것이 있다면 아름다운 영상과 음악일 것 같다. 그녀의 환상세계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한폭의 그림을 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고 록시음악, 프로그레시브한 록을 즐기는 분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는 영국 작곡가 브라이언 이노가 들려주는 이 영화 속의 음악에도 귀를 기울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사진출처: scifiscoop.com> |
한 권의 책 더구나 베스트 셀러의 책을 영화로 제작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이 영화에서 만날 수 있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를 읽은 뒤 영화를 본 적이 있다. 영화를 본 뒤 얼마나 후회했던지…
그러나 다행히 책을 읽지 않고 영화를 봐서 그런지, 이 감독의 반지의 제왕과는 비교할 수 없는 영화였지만 보고 난뒤 후회는 하지 않았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칼럼니스트. <펨께 '나의 네델란드 이야기(http://waarheid.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