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한 진실, 밥 딜런의 허리케인과 부러진 화살
예술가에는 대체로 두 종류의 예술가로 나눌 수 있다. 자신의 작품에만 충실한 예술가와 사회 이슈에 동참하는 예술가. 어떤 이는 예술가란 사회의 부당함에 화살을 던져야 한다고 말하고 또 어떤 이는 예술가는 단지 예술가일 뿐 사회 부조리에 대항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전자나 후자 어느 쪽을 선택하든지 그것은 독자나 예술가 개인의 선택이다. 개인적으로 예술가는 대중을 대표하는 한 인물로 사회 부조리에 대항하며 그 부당함에 화살을 던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허리케인은 프로테스트 송으로 밥 딜런의 7번째 스튜디오 앨범 “디자이어/Desire” 에 소개된 1975년 밥 딜런에 의해 만들어진 노래다. 노래가 만들어진 동기는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미국계 흑인 권투선수 루빈 허리케인 카터의 무죄함을 알리고 사법부의 판정오류로 생기는 또 다른 피해자를 돕기 위함이었다. 실상 이런 사회 부조리나 부당함을 표현한 예술작품은 알게 모르게 많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는 19세기 유럽을 뒤흔든 드레퓌스 사건을 고발한 프랑스 작가 에밀 졸라가 아닌가 생각한다.
영화 부러진 화살은 사법부에 화살을 던지는 영화다. 아니 한국사회의 부조리에 화살을 겨냥한 영화일지도 모른다. 알다시피 영화의 줄거리는 부당하게 해고된 교수의 이야기다. 공정한 재판을 요구하며 석궁으로 담당판사를 위협했다는 사건. 이 사건의 진실 여부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영화를 본 사람이나 이 사건을 취재한 기자들의 글을 본 사람들은 재판과정 많은 오류가 있음을 발견한다. 법치국가에서 재판 중 오류가 발견되면 사건을 재검토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이 사건은 그렇지 못했다. 또한, 사건의 열쇠가 되는 가장 결정적인 증거물마저 행방이 묘연하지 않았나?!
이 사건을 보면 한국의 사법부는 누구라도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것을 잊어버린 것 같다. 법 앞에선 모두가 공정하다는 사실은 지극히 간단하지만, 사법부는 법치주의 국가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마저 지키지 못한 셈이다. 따라서 이 영화는 법치주의 국가에서 사법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고 영화를 제작한 감독은 예술가로서 사회 부조리에 대항하는 예술가의 길을 택했다.
사진출처. 사진의 저작권은 해당 영화사에 있습니다.
* 칼럼니스트. <펨께 '나의 네델란드 이야기(http://waarheid.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