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하나 남았던 단관극장인 서대문아트홀이 자본주의 논리에 의해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되며, 서대문아트홀의 영사기도 7월11일 마지막으로 돌아가게 됐다.
서대문아트홀은 오래전부터 '화양극장'이라는 이름으로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던 극장으로 대기업 극장체인인 멀티플렉스에 밀려 사라진 시내의 다른 단관극장들과 마찬가지로 폐관할 위기에 처해있었으나, 현재까지 운영중인 (주)추억을파는극장의 김은주 대표와 그 부친 김익환대표의 의지로 노인들을 위한 실버영화관으로 새단장한 후 많은 어르신 관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극장으로 거듭 났고 민간이 운영하는 노인문화공간으로서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그러나, 최근 늘어난 해외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한 숙박시설이 부족한 서울시측에서 서대문아트홀 자리에 고층 대형 호텔을 짓는 것을 허가해주면서 어르신들이 매일같이 찾는 문화공간인 서대문아트홀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서대문아트홀은 그간 이 문화를 사랑하고 지지해주신 어르신들을 위해 7월9일 월요일부터 7월 11일 수요일까지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1시에 세기의 명작 영화 <자전거도둑>을 무료상영한다. 누구든 그 시간에 극장에 오면 영화를 무료관람 할 수 있으며 수요일 1시 마지막 상영으로 대한민국 서울시의 마지막 단관극장이자 어르신들을 위한 유일한 극장이었던 서대문아트홀이 영원히 우리 곁을 떠난다
김은주 대표는 그간 극장을 지켜달라는 1만명 어르신들이 서명을 해주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자발적인 노력조차 무의미하게 극장을 지키지 못하게 되어, 너무나 죄송한 마음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으로 다시 한번 호소를 했다. 늘 우리는 어르신의 문화가 부족하고 더 필요하다고 말해왔지만 가장 조건이 좋은 서대문아트홀을 지키지 못한 데 책임을 느끼며 수요일 12시에 말 뿐인 사과가 아닌 진심어린 행동으로 삭발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김대표는 “제가 3년간 가꿔온 어르신 문화에 대한 소신과 소망이 실망이 되지 않도록, 그 희망이 절망이 되지 않도록, 지금은 떠나보내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이 행동으로 우리가 다시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한 극장에서 하나의 영화를 상영하는 낭만이 있던 시절의 극장들이 모두 사라진 지금 그 시절부터 화양극장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상영해오던 서대문아트홀의 스크린이 이제 2012년 7월 11일 1시 상영을 끝으로 그 50년 세월, 막을 내린다는 것은 커다란 역사 하나를 우리 손으로 파괴하는 것처럼 마음 아픈 일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