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에프엑스의 설리가 당분간 연예활동을 일절 중단하기로 했다며 SM엔터테인먼트가 밝혔다. 설리의 방송 출연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지난 17일부터였으며, SM엔터테인먼트는 몸살감기가 그 원인이라고 했지만, 이번 활동중단 선언으로 그 말은 변명이었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설리의 활동중단 선언의 원인이라 밝힌 것은 “설리가 지속적인 악성 댓글과 사실이 아닌 루머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등 심신이 많이 지쳐있어 회사에 당분간 연예활동을 쉬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SM엔터테인먼트는 말했다. 이어 아티스트의 의견을 존중해 휴식을 취하게 할 것이란 발표였다.

 

이 발표 이후 f(x)는 4인조 그룹으로 활동을 이어 나갈 것이며, 돌아오는 8월 콘서트도 설리가 없이 진행한다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이 과정을 보면 어딘가 모르게 지나칠 정도로 한 사람에 대한 생각만이 우선한다는 생각 때문에 불편해 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물론 설리가 악플과 루머가 없던 건 아니었지만, 그것만으로 활동을 중단한다는 것은 어딘가 묘하게 뒷맛이 좋지 않다.

 

설리가 빠진 과정은 지나치게 일방적이었다. 출연하기로 했던 <엠카운트다운>을 홀로 출연하지 않더니, 이후 <뮤직뱅크>, 인기가요> 모두 출연을 하지 않았다. 뚜렷이 출연을 할 수 없음을 알린 것도 없었으며, 심지어 멤버 또한 설리에 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그건 몰라서 하는 행동으로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에 SM엔터테인먼트 측은 몸살감기라 말하며 해당 주까지 못 나올 것 같이 말했지만, 그것이 길어지자 활동중단을 발표하는 과정을 거쳤다.

 

실질적으로 활동할 의사가 없음을 보였고, 그것이 길어졌기에 의견을 나눈 이후 의사를 존중하기로 한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멤버 4인의 의사보다는 1인의 의사를 지나치게 배려했다는 것에서 그들의 팬들은 원망을 하는 모양새다.

 

설리로 인해서 더 오래 활동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원망. 그리고 설리만을 위한 배려로 다른 이가 피해를 입는 상황들을 보며 일부 팬들은 부분적으로 이해할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피해를 심각하게 줬다 말한다.

 

그런데 이 논란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상황을 보면 설리가 17일 <엠카운트다운>부터 출연을 안 한 것은 문제의 요소가 있어 보이는 게 사실이다. 17일은 최자가 코리아>에 출연하기 전이며, 이때 쏟아진 악플과 루머는 최자가 지갑 사건을 예능의 일부로 써먹기 전으로 악플 수준이 최고 수준은 아니었다.

 

물론 <인간의 조건>에서 써먹긴 했으나, 이때까지 악플과 루머는 구체적으로 심각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설리가 <엠카운트다운>을 출연하지 않자, 의문이 커지며 악플도 서서히 늘기 시작했다. 이어 다른 쇼 프로그램에도 출연이 없자 수위는 더욱 높아졌던 것이 이때 상황이다. 실제 악플과 루머가 가장 심했던 것은 최자가 코리아> 나가기 전 최고치에 이르렀고, 코리아> 이후 그 악플은 오히려 최자 쪽으로 향했다.

 

물론 그 악플과 루머가 심각했던 것은 사실이나 꾸준히 활동했더라면 악플은 지금보다 많지 않았을 것이고 구체적인 단계도 아니었을 것이다.

 

설리 논란에서 가장 한심한 것은 그녀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의 일 처리 부분을 꼽지 않을 수 없다.

 

만약 설리가 몸살감기가 아닌 심적인 부분으로 이겨내지 못하는 상황이었다면, 애초 설리를 제외시킨 활동을 이어 갔다면 지금보다 그 팬이 원망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룹 활동도 중요하지만,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영화 홍보를 시작으로 타 영역에서 몸과 마음을 추스르게 했다면 지금처럼 최악의 상황은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설리 논란에서 설리 개인의 처지로 본다면 분명 그녀를 많이 이해해 줘야 하지만, 개인이 아닌 전체로 볼 때 마냥 그녀를 감싸줄 수 없다. 또 그런 사태를 알면서도 제대로 된 관리와 처리를 하지 못한 SM엔터테인먼트의 매니지먼트 능력은 0점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김희철이 <썰전>에서 말한 ‘주위에 터질 게 많다’는 말이 그녀를 향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대중은 했을 것이고, 언론도 관심을 갖고 있던 게 사실이다. 만일 더 큰 게 터질 것 같아 숨긴 거라면 매니지먼트 능력을 아주 조금은 올려줄 수 있겠지만, 역으로 숨긴 것에 대한 부분은 대중이 더욱 의혹을 가질 것은 분명하다.

 

[칼럼니스트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