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무한도전>과 <나 혼자 산다>에서 하차한 노홍철의 잘못은 그 어떤 말로도 덮어 줄 수 없는 잘못이다. 그러나 하차하고 자숙하는 이를 향해 없는 죄까지 씌우는 성숙하지 못한 언론매체의 모습은 화가 날 수밖에 없다.
이 매체는 단독이란 타이틀로 자극적인 기사를 냈고, 그 내용은 “방송인 노홍철 씨가 애초 알려진 것과 달리 경찰의 음주 측정을 강하게 거부하다 채혈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소속사도 이런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다”고 보도해 논란은 커졌다.
하지만 이런 사실은 애초 없던 일로 거짓 기사였다. 자숙하며 최대한 말을 아껴야 하는 노홍철의 입장에서도 팩트가 비껴가는 것은 막아야 하기에 어쩔 수 없이 자신의 트위터에 다른 모든 것은 잘못한 것이 맞는데, 그 사실만은 아니라는 것을 직접 밝혀 오해는 풀릴 수 있었다.
노홍철이 밝힌 내용으로 이 매체의 기사가 완벽한 거짓이라는 것을 알 수 있던 것은, 소속사가 없음에도 소속사가 이런 사실을 사실상 인정했다는 부분에서 거짓은 드러난다.
또한, 경찰의 증언이라고 하는 부분에서도 말이 안 맞는다. 경찰은 이미 대부분의 매체 취재에 1차 호흡 측정 거부한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그 대안으로 채혈 측정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위 과정은 누구나 선택할 수 있는 부분으로, 처벌이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 측이 대다수 매체에 말한 내용에선 그 어느 곳에서도 노홍철이 강하게 거부했다는 내용이 없다. 또 목격자라 하는 이의 말에서도 순순히 응했다는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럼에도 유독 이 한 매체에만 그렇게 이야기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또 전후 관계를 따져볼 때 맞지 않는 내용이기에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이미 이 매체는 세월호 참사에서도 단독에 눈이 멀어 거짓 보도를 해 눈총을 받은 바 있다. 더욱이 이번 보도는 악질 언론만이 할 수 있는 사기성 기사 생산이기에 용서하기 힘들다.
그들이 거짓 기사를 내며 노홍철은 없는 죄까지 뒤집어써 버렸다. 일부 대중 중 미개함이 하늘을 찌르는 이들은 이것이 거짓 기사라 해도 거짓이 아니라고 믿으려 들고 있다. 이미 보도는 됐고, 그 보도가 정정보도로 이어지지 않는 이상 그들은 그것을 증거자료로 활용하려 할 것이기에 이 상황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이 사회는 반론 기사나 진실된 기사를 찾으려 하지 않는다. 그런 기사는 묻히고, 잘못된 기사는 돌고 돌아 마치 그게 진실인양 둔갑을 하는 사회다. 그러하기에 걱정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 이 기사가 나고 진실의 반론 기사가 났어도 여전히 미개한 대중은 거짓 기사에 몰려 비난하고 욕설을 하는 모양새이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만으로 그의 행동을 비판하는 사회를 바라는 것은 정녕 무리인 걸까?
연예인들은 사건사고를 저지르면 어쩔 수 없이 말하고 싶은 것도 말 못하는 때가 많다. 사실이 아닌 기사가 나더라도 반박을 하지 못하는 상황은 항상 존재해왔다. 그래서일까? 말 못하는 처지를 이용해 거짓 기사를 단독으로 내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대중이 한 쪽으로 편향된 시선을 가지며 죄를 저질렀으니, 그런 오해도 같이 받아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운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있는 죄만큼 벌을 요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함에도 그들은 죄를 뒤집어씌워서라도 그들을 증오하려 하고 있다.
돌려서 생각해 보면 그게 바로 억울함이건만 그들은 그 억울함을 타인이니 받아도 된다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대중 자신이 만약 어떤 죄를 지었다고 할 때 타인이 없는 죄까지 씌운다면 그것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가 소중하면 남도 소중한 법이다. 그러하기에 노홍철의 잘못은 잘못한 만큼만 질책해야 한다.
성숙한 대중이라면 옳고 그름은 따질 줄 알아야 한다. 거짓을 고하는 매체에 대한 벌도 요구할 수 있어야 성숙한 대중일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