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새 월화드라마 추적자 첫 방송이 끝나고 한참 동안 아무 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만 느껴지는 것은 분노와 답답함. 그리고 어떻게 이렇게나 잘 만들고 배우들의 연기력까지 좋을까? 라는 생각이 전부였을 정도로 추적자는 꽤나 큰 마음에 물결을 남겼다.
이 드라마의 이야기를 끌고 가는 주요 내용은 억울하게 딸을 잃은 아버지가 딸의 죽음 뒤 감춰진 진실을 파헤치는 이야기이며, 딸의 죽음이 단순한 죽음이 아님을 알게 되는 순간 폭발되는 감정은 멈출 길이 없게 되는 순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드라마 <추적자>의 시작은 정의 집행 보다는 결과적으로 복수극이 되어 버린 시작이 되어버렸다. 이 시대 썩어버린 사법부의 판결이 나오는 순간 억울함이 극에 달한 한 아버지의 재판정을 향한 총기 난사. 그리고 이어진 범인과의 격투 끝에 마음과는 다른 오발 사고는 그를 죽음으로 몰아간다.
하지만 결과로 시작이 된 이 드라마는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가를 보여주게 되고, 그 모든 것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분노의 마음을 주최하지 못하게 된다. 잘 만들어지지 못한 드라마는 왜 복수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게 흘러가는 것이 일반적이라면, 이 드라마는 결과에 이르는 과정을 세세하게 보여줌으로 시청자들까지 같은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게 했다.
너무도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잔인하게 사고를 낸 범인이 고작 벌금 200만원이라는 결과는 분노에 치를 떨어야 할 정도로 그를 바라보는 이들까지 억울하게 만들었다. 내 아이를 죽였는데, 고작 벌금 200만원으로 나오게 한다는 것을 생각할 때 그 누가 분노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
뭔가 거대한 세력의 보호를 받는 이는 살.인을 저질러도 무죄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분노는 극에 이르게 된다. 지금 사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일이기에 더욱 화가 날 수밖에 없는 모습들이었다. 살인을 저질러도 무죄를 선고 받을 수 있게 한다는 모 로펌이 생각이 나지 않을 수 없기도 했다. 또한 세력의 힘이 강한 모 로펌의 힘을 얻어 병역 의무를 지지 않아도 죄가 되지 않음을 선물 받은 이도 있으니 얼마나 이 사회는 썩어 있는 모습이던가.
이런 잘못된 권력을 가진 이들의 실력 행사로 인해 우리 사회는 병역 의무쯤은 아무렇지 않게 빼 낼 수 있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그 혜택을 얻는 이들은 스타 연예인이나 정치인의 자재들이 대부분이기도 하다. 작게는 병역의무로 이야기를 했지만, 이를 넓혀 보면 드라마에서 보인 것처럼 살.인도 그들이 나서면 무죄가 되는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어 씁쓸하게 만든다.
드라마 <추적자>에서 보여줬듯 엄청난 힘을 가진 이는 사위의 모든 권력을 좌지우지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고, 그 권력의 힘은 힘을 가진 이들끼리 이합집산 되어 서로를 돌봐주는 구조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강력한 권력자에게도 방심하는 순간 그 권력을 이용해 먹는 인간이 끼어든다고 사위는 자신의 처가 사고를 내고 들어온 것을 눈치 채고, 그 아버지인 장인을 협박해 권력을 이용해 대권주자로 나서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대권 도전을 한 강도윤(김상중 분)의 앞을 가로막는 것은 자신의 처와 같이 바람을 핀 PK준(이용우 분)이 살해 한 백홍석(손현주 분)의 딸 백수정이었다. 끝까지 살아보고자 가늘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보여주려 했던 백홍석의 딸은, 결국에는 또 하나의 거대한 힘을 얻은 강도윤의 지시에 재차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은 백홍석과 더불어 시청자들을 슬픔의 구덩이 속에 묻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방법까지 비열하기 이를 때 없는 모습은 시청자를 멘탈붕괴 시키는 대목이 되어 버리고 만다. 자신의 꿈을 위해 남의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 권력자는 돈이면 무엇이든 된다는 듯 백홍석의 친구를 매수하여 그의 딸을 의학적인 죽음에 이르게 하는 모습은 시청자를 극도의 분노로 몰아가는 장면이었다.
지나치리만큼 디테일 한 죽음의 모습은 시청자의 멘탈을 붕괴 시키는 장면이 되어주기도 했다. 자신이 쌓아놓은 인기가 사라질까 사고를 내고도 두 번이나 다시 차로 깔아 뭉개는 PK준의 모습은 경악이었다. 그리고 살아 날 수 있는 생명을 자신의 꿈 때문에 그 아버지의 친구를 매수해 의학적인 죽음에 이르게 하는 모습은 시청자를 분노하게 했다.
게다가 너무나 슬펐던 장면은 염을 하는 장면이었다. 그 모습이 너무도 상세하여 진짜 내 가족이 억울한 사고를 당한 듯 느끼게 한 것은 잔인할 정도의 연출이었지만, 그런 과정을 겪는 백홍석의 분노에 시청자들은 같은 마음을 가지고 복수를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왜 그렇게 한 아비가 복수를 꿈꾸게 되었는지 개연성과 당위성이 모두 설명이 된 <추적자>는, 드라마가 끝나고 난 이후에도 먹먹한 기분을 감출 수 없게 했다. 한참을 ‘멘붕’이 되어 있게 해 버린 <추적자>.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