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근래 ‘런닝맨’은 확실히 짜임새가 있어지고 흥미로워졌다. 그간 꾸준히 안정된 기획력을 보여줬지만, 반복되는 레이스와 눈에 익어버린 패턴으로 시청자가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린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런닝맨’은 꾸준히 변화와 소통을 통해 변함없이 시청자의 지지를 받고 있다.
유이와 김준현이 출연한 이번 ‘짜장로드’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외식 메뉴인 짜장면을 주제로 전국의 이색 짜장면집 5곳을 탐방하는 시간이었다.
2인 1조로 구성된 멤버들은 각기 ‘백짜장’, ‘망치 짜장면’, ‘빨간 짜장면’, ‘짜장 수제비’, ‘철판 짜장면’ 집을 찾았고, 미션을 통해 음식 먹방을 선보였다.
이번 편이 특색 있던 것은 단순한 먹방 레이스가 아닌 게임이 함께한 레이스여서 더 특별할 수 있었다. 곱게 차려주기보다는 최고의 음식을 먹기 위해 출연자가 노력해야 하는 모습을 요구하는 것은 제작진으로서 당연한 일.
제작진이 준 미션은 꽤 난이도가 있었지만, 못 할 정도는 아니었기에 더 편안하게 볼 수 있었다. 과거 모 프로그램의 허무맹랑한 고난이도의 게임보다는 인간적인 면이 있는 런닝맨식 여유 미션은 그래서 더 인기가 있다.
유재석이 시민과 함께하는 주문 시간 내 퀴즈풀기는 어쩌면 뻔한 게임이었을지 모르지만, 짜장면이라는 음식 탐방을 하며 주문하는 시간을 쪼개 시도한 것이기에 다른 재미를 얻을 수 있었다.
또 함께하는 시민의 놀라운 실력에 감탄하게 된 것은 기존 프로그램에서 보던 것과는 달랐기에 더한 재미를 줬다. 유재석과 함께한 시민과 김준현이 함께한 시민의 실력은 놀라운 수준이었다.
특히, 방송 시스템에 훈련된 전문 방송인인 출연자들보다 뛰어난 실력이었기에 더욱 큰 놀라움을 줬다. 손짓 하나로 그것이 만리장성인지 아는 시민. 손가락 하나 구부렸는데 깐쇼새우를 맞혀버리는 시민. 하하와 가위바위보에서 5연승을 가볍게 하는 시민 등은 감탄하게 한 인물들이다.
명품 요리를 찾아 나섰는데, 달인을 만난 날. 멤버들은 더욱 신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먹방 레이스 전체가 한 덩어리처럼 빨리 움직이는 구성은 또 다른 재미. 한팀이 되기 시작하고부터 짜장면을 찾아내고, 그 짜장면을 먹기 위한 멤버들의 고생기. 그를 돕는 도우미 캐릭터. 단계별 미션을 해 나가는 멤버들의 모습은 마치 게임 속 캐릭터를 보는 듯했다.
이번 <런닝맨: 짜장로드>라는 게임 플레이에는 기존 캐릭터인 기린 이광수에 반해 적극대시를 하는 유이와 자신을 김짜장이라 부르는 김준현 캐릭터가 생각지 않은 활약을 하며 생기를 불어넣었다.
기존 캐릭터인 배신 기린 이광수는 매너도 좋아 매너 광수가 됐지만, 시청자의 성원 때문일까? 역으로 송지효를 나 몰라라 쳐내는 모습은 포복절도케 한 장면이 됐다.
‘뜬금포’ 능력을 가끔 보여주는 개리는 또 한 번 능력 발휘를 해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그간 <런닝맨>을 플레이하던 시청자도 모르는 능력인 ‘랩으로 기억하는 능력’은 명불허전이었기에 놀랄 수밖에 없던 장면.
누구 하나 처져 있지 않고, 누구 하나 적극적이지 않은 인물이 없을 정도로 게스트나 호스트 출연자는 적극적이었다. 그들 모두가 신나서 하는 게임은 시청자까지도 들썩거리게 한다.
<런닝맨>의 시청률은 붙박이 시청률일 정도로 안정적이다. 앞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조금씩 떨어지고 오르길 반복하지만, 평균 10% 선은 항상 지켜왔다. 타 프로그램도 호흡이 좋긴 하지만, 그 오랜 시간을 변함없이 똘똘 뭉친 호흡을 보여주고 신나서 하는 멤버들의 모습은 항상 시청자의 신뢰를 사는 요인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