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티아라가 싫은 이유 뭐 있겠습니까? 그냥 무조건 싫어요’란 말을 아무 거리낌 없이 하는 대중. 그들이 티아라를 싫어하는 이유는 한 멤버를 향한 왕따설과 좋지 않은 이미지 때문이다. 하지만 그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 느슨해지기 마련인데, 통 느슨해질 기미가 안 보인다. 오히려 더욱 불신하고 저주하는 모습만 남았을 뿐. 대중의 정화를 바라는 건 쓸모없는 일이 된 시점이다.
현재 티아라는 앨범을 내든, 뭘 하든 대중의 조롱과 비아냥을 받고 있다. 뭘 해도 보기 싫고, 어떤 이야기를 해도 듣기 싫다는 것이다. 그러니 뭘 이야기해도 믿으려 하지 않는 것이 현 대중의 모습이다.
심지어 티아라가 잘못한 일이 아니어도 그녀들을 향해 조롱하고 저주를 퍼붓는 것이 대중인 것을 보면 무척이나 잔인한 집단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걱정인 것은 이런 대중을 다른 나라에서 좋게 볼 수 있겠느냐는 것. 하지만 좋게 볼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일본의 극우 세력의 역사 부정과 근거 없는 혐오. 우리가 늘 좋지 않게 바라보던 것이다. 그들에게서 볼 수 있었던 불신과 부정의 모습에선 팩트가 있어도 그 팩트를 믿지 않으려는 모습들이었다. 그저 자신의 믿음만을 최고라 여기는 그들의 의식. 씁쓸하지만 지금 대한민국 일부 대중의 모습이기도 하다.
티아라는 명백히 팬들에게 갑질을 당했으나, 대중은 그 모습조차도 전력이 있어서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식으로 행동하고 있다. 잘못하지 않았으면 동정이라도 했을 텐데, 잘못을 한 그룹이라 여기며 동정의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MBC <아이돌 육상 농구 풋살 양궁 선수권대회>(일명 아육대)에 출전한 티아라는 누구보다 팬들에게 열심히 서비스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팬클럽 고위급 회원 중 일부는 팬서비스가 좋지 않았다며 일부 팬클럽을 폐쇄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티아라는 ‘아육대’를 찾은 팬들을 위해 점심과 저녁 도시락을 챙겨주고 같이 사진을 찍는 등의 팬서비스를 했다. 녹화하는 사이에도 사진을 찍는 팬들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반기는 등의 행동을 한 것 또한 일부 팬들의 소셜네트워크에 게재돼 알려졌다. 또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귀가한 것에 잘 귀가하라는 메시지와 사진을 게재한 것도 티아라다.
그럼에도 다른 팬클럽에 비해 팬서비스가 좋지 않았다는 말로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를 좋지 않게 표현하고 불신을 더한 팬클럽 일부 회원은 고개를 들 수 없는 처지다. 그래서 사과를 했지만, 티아라를 불신하는 대중은 옳지 않은 행위를 한 팬보다는 그들의 스타인 티아라를 저주하고 있다.
대중의 이런 모습은 분명 옳지 않다. 사안에 따라 옳고 그름을 따져 잘못된 게 있다면 그를 지적하고 질타해야 하는데, 무조건적으로 티아라가 싫으니 티아라만 욕하겠다는 모습은 발상 자체가 어이 없는 수준.
티아라는 자신들이 받는 시선에 대해 어쨌든 일부분은 잘못한 게 있다고 생각하니 용서를 구하고 활동을 이어가고자 하지만, 한 번 싫다 생각한 대중은 용서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문제는 대중의 시선이 형편없는 수준이라는 것. 티아라의 왕따설이 있을 때 화영이 당한 왕따를 보고 나쁘다 여겼으면서, 지금에 와서는 그녀들을 오히려 철저히 왕따 하는 자신이 옳다 생각하는 대중의 모습은 뭔가 앞뒤가 안 맞아 보여 씁쓸할 수밖에 없다.
‘너희도 한 번 당해봐’란 식이었다고 해도 그건 단기적이었어야 했다. 지속적으로 괴롭히는 것은 정의구현이 아닌 폭력일 뿐인데 대중은 그걸 정의구현이라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사람 사이는 당사자만 아는 법이다. 감정이 상하는 건 양쪽의 감정이 부딪혀서 생기는 것이고, 그 감정에 당사자가 아닌 이의 감정까지 섞을 필요는 없다. 대중이 티아라를 저주하는 행위는 그 일이 일어난 시점이었을 때도 충분했다. 이제는 서로 갈 길을 찾아 발전적으로 살아가고 있는 시점인데도 지금까지 그녀들을 괴롭히는 건 비겁한 일이다.
피해를 본 측이 티아라인데도 그녀들을 괴롭히는 것은 폭력일 뿐이다. 대중이 저주하고 소속사 사장이 한국 마케팅에선 ‘아몰랑’하는 상황에 철저히 고립된 것은 그녀들이고 그녀들은 피해자다.
‘티아라가 무조건 싫어요’라 하는 대중의 행위가 폭력적이라 느껴져 ‘잉여의 쓸모없는 행동’이라 치부한다면 과연 어떤 기분일지를 생각해 보자. 억울하다면 티아라도 억울한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