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참으로 쓸데없는 ‘평행이론’이 아닐 수 없다. 이창명 음주운전 사건과 신정환의 과거 사건이 닮았다는 평행이론을 주장하는 언론과 기자가 있다니. 그저 놀랍지 않을 수 없다. 그가 주장한 평행이론은 ‘거짓말’에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이 주장만큼 한심한 주장이 또 어디 있을까 싶다. 단순히 ‘거짓말’이란 요소로 평행이론을 성립시키려는 모습이 어처구니없어서 한심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적어도 평행이론이 성립되려 한다면 동급의 거짓말 쯤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소모적 논쟁을 유도하기 위한 ‘평행이론’을 만들다 보니 직접 비교 불가한 사건을 들이미는 우를 범했다.
모 매체 기자는 이창명이 음주운전 한 것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해 대중에게서 멀어졌고, 신정환도 거짓말을 해 대중에게서 멀어졌다고 했다. 이 결과만 들어선 언뜻 맞는 소리로 보이나, 사안이 다르고 한데 묶어 평가할 수 없는 부분이어서 잘못되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신정환은 그가 말한 대로 방송 펑크와 도박을 숨기기 위한 뎅기열 거짓말이었지만, 그는 사안에 있어 이창명과 비교가 안 되는 경미한 거짓말이었다. 이창명은 음주운전 사고에 이은 도주를 했다. 그 도주와 음주운전 사실을 숨기기 위해 거짓말을 한 게 이 사안과 절대 같을 순 없다. 더군다나 이창명은 그 사안을 숨기기 위해 지인까지 거짓말을 해 더 큰 문제를 일으켰다.
범죄에서 경범죄와 중범죄를 구분해야 하듯 거짓말도 사안을 나눠야 하지만, 모 매체 기자는 ‘거짓말’을 하나의 범주로 통일해 평행이론이라 말하며 같은 사람 취급을 했다. 벌써 이것부터 그는 잘못된 평행이론을 주장한 것이다.
또한, 이 사건에 신정환을 갖다 붙이는 것 자체가 형편없는 행위란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신정환은 해당 사건에 대해 충분한 처벌을 받았다. 6개월 징역도 과하다 평가할 수 있는데, 그는 5년을 넘게 언론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매 도박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시효가 넘은 사건의 주인공을 갖다 붙이는 행위는 이어지고 있고, 그때마다 신정환은 괴롭힘을 당해야만 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한국에서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었고, 싱가포르로 나가 사업을 하고 있다. 눈을 피해 자유로움을 얻고 싶었기 때문이었을 게다.
다른 사람도 많고 많은데, 매번 도박 사건과 거짓말 사건이 있을 때마다 신정환이 소환되는 것은 대중도 썩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매번 언론에 이용당해 한 사람을 비난하는 행위가 얼마나 무지해 보이는지 조금은 대중도 알 것이기에 이 소모적 이용은 거절하고 싶은 행위일 수밖에 없다.
법이 정할 수 있는 처벌 수위는 늘 있고, 그 법이 과한 처벌을 했을 땐 누구라도 저항할 수 있다. 사회적 정서상 해당 행위를 바로 용서할 수 없어도, 잘못된 행위를 두고 어느 이상 지속해서 비난하는 것은 오히려 폭력이기에 자중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현재 대중과 언론이 신정환에게 하고 있는 비난은 폭력이다. 이미 과하게 처벌받았는데, 아직도 과하게 처벌하고자 하는 것은 폭력이라 볼 수밖에 없다.
언론은 ‘평행이론’을 들먹이며 같은 선상에 자유로워야 할 사람을 계속해서 끌어들이고 있다. 이 행위는 오히려 법으로 처벌받아야 할 사안이기에 신정환 측에서 고소하는 것을 생각해 봐야 한다.
거짓말도 모두 같은 거짓말이 아니다. 좀도둑이 한 거짓말과 강도가 한 거짓말은 다르듯 구분해야 함이 옳다. 어쭙잖은 ‘평행이론’이라 단언할 수밖에 없는 건 정상적인 비교가 되지 않아서다.
언론과 평행이론을 주장하는 기레기 기자가 괘씸한 건, 현재 일어난 큰 사건을 과거 작은 사건으로 덮었기 때문이다. 가만히 잘 살아가고 있는 사람을 끌어들여 폭력을 행사하고 피해자를 만든 기레기. 그로 인해 이창명 사건은 작은 사건이 되고 말았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 사진제공=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