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벌써 3주가 지나가는 ‘프로불참러 조세호’ 놀이가 ‘해피투게더3’를 통해서 자세히도 소개됐다. 적당히 끝낼 법도 했지만, 게스트를 모셔두고 호스트만 신나서 놀다 보니 대체 게스트는 무엇을 하러 나온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할 정도로 아무런 활약을 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배우 김희원과 김고은. 그리고 영화 <똥파리>로 유명한 배우이자 감독인 양익준 감독은 영화 <계춘할망>을 간접홍보하기 위해 <해피투게더>에 출연했다. 하지만 존재감을 보일 수 있는 시간을 마음껏 얻지 못했다.
그들이 존재감이 없던 이유는 포커스가 이들에게 맞춰졌다기보다 얼마 전 네티즌으로부터 대유행했던 ‘프로불참러 조세호’와 김흥국에게 맞춰졌기 때문.
손님으로 모신 이들은 그들이 누구인가를 알리는 시간을 먼저 갖고, 이어 근황을 이야기하는 정도로 끝냈다.
그러나 김흥국과 조세호는 꾸준히 포커스가 집중됐다. 다른 것도 아니고 계속해서 ‘프로불참러’가 무엇인지? 왜 유행했는지. 예전에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앞으론 누구의 결혼식에 갈 것인지. 언제 억울했는지. 계속 억울할 것인지. 등등 그에게 몰리는 질문은 대형 게스트의 분량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이 특집은 엄연히 <계춘할망>에 출연하는 3인 김희원, 김고은, 양익준이 메인 초대 손님이 되어야 하는 자리. 김흥국이 초대된 것은 조세호가 아니라면 이들을 도와주는 서브 역할이지만, 조세호의 ‘프로불참러’의 재미를 위해 과한 분량을 챙겨 분위기를 싸늘하게 하는 데 일조했다.
김흥국과 조세호의 관계는 들춰내 재밋거리로 만들 만했던 것은 분명하다. 실제 재미있던 장면도 있다. 허나 그 의욕이 지나쳐 과도한 분량을 이들에게 몰아줘 재미를 앗아 간 점은 에러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김흥국과 조세호의 관계에 지나치게 몰입하자 메인 초대손님을 신경 못 쓰는 것이 보일 정도였다. 그 결과 김고은과 양익준 모두 부자연스러운 웃음을 보였고, 억지로 동화되는 면을 보였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던 장면이 반복됐다.
김흥국이 수많은 시도를 통해 웃음을 만들어 낸 것은 맞지만, 그 과정에서 분위기가 뚝뚝 끊기고 썰렁한 분위기가 중간중간 생길 수밖에 없던 것도 사실. 이 조합 선택은 너무도 무리였다고 평가할 수밖에 없다.
예능 치트키 흥궈신 김흥국이 김고은에게 ‘하루에 몇 번 씻느냐’, ‘1일 2팩 하느냐’는 어이없는 질문을 한 부분이 폭소케 한 장면이었지만, 이 장면까지 가는 과정과 후에 지루한 장면은 많았다.
무언가 이야기해야겠다고 잔뜩 준비해서 대본 읊듯 한 김고은과 양익준. 그 모습은 그들의 잘못이라기보다 ‘조세호 놀이’에 빠진 MC들의 배려부족에서 온 어색함이었다. 또 그런 진행을 유도한 제작진의 잘못도 크다.
‘조세호 놀이’는 김흥국과 조세호의 능력이라기보다 불참 애드리브 장면을 재창조해 한 번 웃고 넘어가자고 하는 네티즌의 심리에서 나온 놀이였다. 그렇다고 하면 그 화제를 잠시 언급한 뒤 넘어가야 했던 것이 더 바람직했으나 지겹게도 계속해서 언급해 재미를 앗아 갔다.
또한, 김흥국의 웃음 코드는 몰아칠 때 뒤로 도망가기 어려운 상태에서 많이 나왔지만, <해피투게더3>에서는 그냥 하는 대는 두고 보는 식이었기에 지루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부터 뚜렷이 게스트가 재미없었다기보다, 포커스가 다른 곳에서 억지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게스트의 능력을 의심하는 건 억울할 일이다.
적당히 하고 끝냈으면 됐을 화젯거리를 방송의 반 정도(실제 그 정도는 아니지만)라 느낄 정도로 할애해, 억지로 조세호를 돋보이려 한 건 <해피투게더3>의 무리한 시도였다. 유재석도 정리가 힘든 방송처럼 보인 게 사실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