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전 시즌에 비해 ‘쇼미더머니5’는 논란거리가 있을 만한 장면이 없다. 시즌4에서 갑자기 스눕독 앞 사이퍼 미션이 시청자를 당황케 했지만, 시즌5에서는 그럴 염려는 없을 듯한 게 지금의 분위기다. 상스런 래퍼도 아직은 안 보인다.
<쇼미더머니5>는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는 무대가 있을 수는 있다. 분명 주관적이고도 객관적인 무대의 차이는 있을 수 있으니 이는 당연. 하지만 2화에서 드러난 연출로 보자면 논쟁거리는 확실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화에서는 두 번의 논란거리가 있을 수 있었다. 가장 큰 논란거리로는 스내키챈이 패스한 것.
스내키챈은 초반과 후반에 각각 한 번씩 가사를 절었다. 단순히 전 정도가 아니라 몇 마디를 까먹고 아예 부르지도 못했던 것. 시즌4까지의 관행이라면 Fail 사인이 될 만한 무대였으나, 무대는 진행됐고, 그렇게 통과했다.
예상한대로 대기실은 아수라장이 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전 시즌과 달리 방송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언급하며 프로듀서들 스스로 논쟁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 논란은 없었다.
쿠시는 전체적인 Vibe나 목소리가 좋았다고 말하며 패스시킨 것에 대한 코멘트를 즉시 해 ‘왜?’라는 궁금증을 해결했다. 하지만 패스시킨 것에 끝나지 않고 잘못한 부분에 대해선 꼬집는 모습도 보여 반문의 꼬리를 잘랐다. 길은 스내키챈에 ‘근데 너무 많이 틀렸어’라고 똑 부러지게 지적했다.
또한, 패스의 기준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는 모습으로, 이건 논쟁거리가 될 수 없다는 것을 확실히 한 점은 칭찬이 아깝지 않다. 시즌4까지의 룰에선 가사를 절면 무조건 탈락이라는 공식이었다면, 시즌5에선 단순히 가사를 저는(=틀리는) 것으로는 탈락을 시키지 않겠다는 룰을 명확히 한 점은 인상적이다.
‘실수하더라도 감이 오면 뽑겠다’는 전체 프로듀서의 동의를 얻고, 프로그램 기획단계와 녹화에서 밝힌 것도 잘한 부분이다. 그리고 제작발표회에서도 이를 확실히 하므로 논란은 있을 수 없게 했다.
<쇼미더머니5> 1화에서 G2를 합격시킨 것이 이해 가지 않아 불만을 표했던 시청자는 2화에서 스스로 그 불만을 거둬야 했다. 방송이 그 불만이 단순한 불만이었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2화에서 G2는 최고의 무대로 누구도 지적할 수 없는 단계임을 증명했다. 우승 후보로 꼽을 만한 실력이었으니 불만을 품을 수 없던 것은 당연.
독특한 톤에 비트를 타는 것도 최고라 할 만했으며, 플로우도 놀랄 만한 실력이었다. 프로듀서 전체 팀이 탐낼 만한 실력이었기에 단순히 가사를 저는 것이 랩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명확히 해 시청자의 편견을 없애는 데 이바지한 것이 <쇼미더머니5>.
또 하나의 논란이 될 수 있던 것은 정준하의 예선. 어느 정도 잘한 것은 맞지만, 더는 치고 오를 수 없는 한계성을 인지하고 탈락시킨 것은 여러 논란을 잠재우는 것이었기에 탁월한 선택이었다.
정준하와 길이 만난 씬은 <무한도전>을 사랑하고 그를 그리워하는 팬들에게도 짠한 장면이었으며, <쇼미더머니5>의 퀄리티를 생각하는 시청자에게 동시에 만족할 만한 장면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칭찬할 수밖에 없다.
길의 캐스팅은 신의 한 수라 할만하다. 힙합 1세대라 불리는 이들과 참가자들이 건방진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점에서 신의 한 수라 할만하다. 뿐만 아니라 프로듀서들도 겸손케 하는 게 그의 카리스마다. 이는 의도했다기보다 자연스레 연출되는 효과이기에 신의 한 수인 것.
게다가 길은 무게감과 함께 유머러스함도 갖추고 있어 분위기를 좋게 한다.
<쇼미더머니5> 2화를 지나 3화가 돌아오며 기대되는 건 미국 오디션 참가자의 등장 때문이기도 하다. 방송 후반부에 이들이 나올 것이란 예고를 한 상태지만, 본토 실력이 어느 정도일지는 모른다. 그러나 참가자뿐만 아니라 시청자도 긴장감을 가질 수밖에 없어 설레게 하고 있다.
2화에서 G2와 비와이, 씨잼의 무대는 최고였고, 다음 무대가 기다려지는 뜻밖의 도전자는 ‘면도’였다.
<쇼미더머니5>는 논란을 애초에 나올 수 없는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그들의 기획력과 연출력은 무조건 칭찬할 만하다. 논란을 좋아하고 욕지거리하기 좋아하는 이들은 논란거리가 없어 오히려 ‘심심하다’고 할 정도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