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신인 블랙핑크가 두 번째 미니앨범 ‘SQUARE TWO’를 발표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디지털 싱글 ‘불장난’과 ‘STAY’는 모두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대중의 바람은 ‘SQUARE ONE’ 때보다 많은 활동을 바라는 모양새다. 이런 반응을 알아서인지 블랙핑크도 인터뷰에서 허락한다면 팬과 소통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바람이 이루어질지는 누구도 모르는 상태다. 이유는 YG엔터테인먼트가 그간 해온 마케팅 방법을 일부분은 버려야 적극적인 소통의 기회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간 YG엔터테인먼트는 신비주의 컨셉과 함께 기존 아이돌과는 다른 진짜배기 아티스트 전략을 취해왔다. 유행만 따르는 단순한 아이돌이 아닌 자기 음악과 독특함이 있는 다른 아티스트의 모습을 보이고자 어떠한 과한 요구에도 응하지 않아왔던 것이 YG의 전략이다.
그래서 방송사의 무리한 요구에도 버텨올 수 있던 것이다. 환경이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음악방송에도 나가지 않았고, <SBS 인기가요>에만 나간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YG의 아티스트들이 예능을 피해온 것도 이리저리 휘둘리지 않기 이유에서였다. 이 예능 저 예능 하다가 보면 음악과는 먼 예능적 요소만 요구하는 기존 방송 시장의 생리를 모르는 것이 아니었기에 각별히 조심한 부분이 있었다.
음악 방송을 출연하기 위해선 예능 하나쯤은 당연히 요구받았던 것이 기획사들의 상황이었고, 음악 방송에서도 발표한 앨범 한 곡을 제대로 들려주지 못해 발만 동동 굴러야 했던 것이 그들이 알리지 못한 상황이기도 하다.
연말 시상식은 대고 강요를 받아 모든 방송사에 출연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하지만 YG는 그런 강요에 넘어가지 않아 방송사와 힘 싸움을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MBC와 KBS와 틀어진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 생긴 문제이기도 하다.
대중은 신인 블랙핑크의 상품성을 알아봤고, 반응했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실력도 탁월하며, 기존 아이돌 대비 외모에서도 떨어지지 않기에 벌써 팬덤은 커졌다. 그러나 팬덤의 크기만큼은 그녀들을 만나보기 어려운 상황도 분명하다.
이유는 바로 위 열거한 상황들 때문이다. 그 외 여러 상황들이 있지만, 대표적인 연예계 악습들에 적극적인 소통을 하지 못한 것.
그녀들이 기존 악습의 수렁에서 벗어나 활동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그녀들은 대중의 바람대로 방송에 많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악습을 방송사가 당장 고쳐 그녀들을 자유롭게 볼 수 있게 해주느냐? 는 바라기 힘든 상황이기도 하다.
일부 대중은 YG엔터테인먼트가 방송에 적극적이지 않다 하고 않고, 사실 그 부분도 맞긴 하지만, 저간에 깔린 상황들을 생각하면 꼭 YG가 잘못했다고만 볼 수 없다.
그러나 YG엔터테인먼트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블랙핑크를 여러 방송에서 볼 수 있는 길은 있다.
우선 더블 타이클 곡으로 발표된 곡을 타 음악 방송에서 하나만 부르는 방법을 쓰면 그녀들은 좀 더 쉽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트러블이 있는 방송사들이 원하는 것일 테니. 또 하나의 방법은 음악 방송에서 두 곡 모두를 부르고 예능 하나에 나가는 것.
하지만 가장 좋은 그림은 방송사가 적극적으로 요구를 수용하는 것. 음악 방송에서 처음 두 곡 모두를 부를 수 있게 하고, 무리한 요구는 없다고 선언한다면 그녀들은 좀 더 자유롭게 여러 방송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SQUARE TWO’ 앨범에 있는 트로피컬 하우스 곡인 <불장난>은 한국뿐만 아니라 외국에서도 핫한 장르로 밝고 동시에 감성적인 곡이다. 일부 뭄바톤이라고 하지만, 트로피컬 하우스가 맞다. 곡 소화력과 매력은 모두 독보적이다.
또한, <STAY>의 서정적이고 감성적인 부분은 대중의 마음을 잡을 곡. 감성적인 기타 리프와 스트링이 독특하며 컨트리 스타일의 감성까지 얻을 수 있어 즐길 만하다.
블랙핑크 로제, 리사, 지수, 제니는 첫 데뷔에서 <휘파람>과 <붐바야>를 성공시켰다. 이 두 곡은 그녀들을 단숨에 대중의 뇌리에 남게 했지만, 두 곡은 음악적으로 장기간 히트를 하긴 어려운 면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녀들만의 색감이라기보다 2NE1의 향수를 채우는 톡톡 튀는 곡이었고, 이번 앨범 두 곡이 오히려 그녀들의 독자적 색감을 보여줘 더 깊이 즐길 수 있게 됐다.
대중은 좀 더 많은 음악 방송과 예능에서 그녀들을 보고 싶어 한다. 그렇게 되려면 YG엔터테인먼트와 여러 방송사가 조금씩 양보하거나 좋은 쪽으로 머리를 맞대어 좋은 그림을 만들어야 한다. 분명한 건 대중이 바라는 방식의 소통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녀들도 만족하는 방법으로 말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 사진=YG엔터테인먼트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