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꽃길은 소수의 몇몇 사람이 걷는 게 아니고 국민 모두가 걸어야 한다는 유재석의 소신 발언은 그 어느 소감보다 강렬했다.
정권의 시녀로 전락한 MBC에서 예능 대상을 수상한 수상자가 한 말이기에 더욱 강렬하게 들릴 수밖에 없던 건 당연하다. 게다가 수년간을 상복 없던 <무한도전>이 아니었던가. 그래서 프로그램과 개인 대상은 솔직히 놀라운 결과일 수밖에 없다.
국민은 수년간을 속아왔다. 그놈의 정도 정이라고 ‘이젠 한 번 돼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박근혜를 뽑아준 대책 없는 미개한 국민. ‘여자 대통령도 한 번 해봐야 하는 것 아니냐’며 무슨 적선하듯 대통령을 뽑은 국민의 대가는 시리고 아팠다.
세월호와 함께 가라앉아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미래가 창창한 아이들. 사고를 수습해야 하는 위치에 있던 박근혜는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도 밝히지 않아 전국민에게 화병 생기게 한 2014년과 2016년의 겨울은 유난히 추울 수밖에 없다.
더욱 국민의 화병에 불을 지핀 건 자신의 자리를 이용해 비선 실세라 불리는 최순실과의 거래를 한 의혹이 있는 박근혜 때문. 국민은 매 시간 매 순간이 아프고 시리다.
과한 세금을 내다 못해 허리가 휘고 500원 순례를 하러 나서는 노인들이 있는 나라. 청년은 취업이란 것을 하지 못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부모님에게 의존해 살아가는 이상한 세상. 공기업은 모두 일반 기업에 팔아 치워 국민은 더욱더 고생길이 열렸다.
국민은 피죽도 못 먹은 전시 이후의 세상에 사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지만, 국민을 등쳐 호가호위하는 일부 범죄자들의 세상은 호화로워 헛헛하기 이루 말하기 어려운 세상이다.
유재석의 연예 대상 소감은 길지 않았지만, 명확했다. “역사를 통해서 나라가 힘들 때 나라를 구하는 것은 국민이고,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라고 한 말은 이 시국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무한도전>도 그래서 더 역사를 강조해 특집을 꾸며온 것.
강한 어투가 아닌 덤덤한 어투가 더 진심 가득한 모습이었고, 국민이 없는 나라에 왕은 있을 수 없다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말한 것은 어떤 말인지 생각할 줄 아는 시청자였다면 모두 알아들을 만했다.
국민이 국가의 주인 이건만, 꽃길을 걷는 건 소수의 몇몇 사람이니 얼마나 비통한가!라는 듯한 그의 자조적 진심. 국가의 주인이 꽃길을 걸어야 국민이 뽑아 놓은 이가 꽃길을 걷는 이치를 말했지만, 그걸 알아듣지 못하는 뇌 없는 약물 공주의 나라는 여전히 몽롱한 상황이다.
그의 말대로 내년에는 대한민국이 꽃길로 바뀌어서 모든 국민이 꽃길을 걷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대로 새 나라가 만들어질 것을 우리 모두 바라야 할 것이다.
또한, <무한도전>도 현재 많이 어려운 상황이니만큼 그의 바람대로 노홍철과 길, 정형돈이 합류해, 새로운 나라에서 새로운 웃음으로 그들 모두 꽃길을 걷게 응원해야 한다.
어려울수록 국민은 현명해야 하고, 아픔을 서로 보듬을 줄 알아야 하기에 진정 <무한도전>의 장수를 원한다면 국민의 관용이 필요하다. 그들과 함께 국민도 꽃길을 걸어야 한다. 내 욕심과 내 시기 때문에 그들만 불행해져서는 안 되기에 관용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