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이휘재의 성동일에 대한 장난은 그 장난의 수위가 높았고 무례했다.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지켜야 할 선은 있는 법인데, 그 선을 못 지킨 것이 화를 키운 것. 그러나 그의 잘못이 명확해도 필요 이상의 비난을 퍼붓는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성동일에게 개인적으로 사과를 했다는 이휘재의 말은 일단 믿어야 하겠지만, 성동일 측에서 노코멘트를 했으니 어떻게 흘러갈지는 모른다. 일단 그의 말대로면 사과하려는 마음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그가 개인 SNS에 남긴 공식 사과문은 미안함이 묻어 있는 것으로 일차적으로 판단된다. 소속사를 통해 공식화하는 것이 좋아 보였을 테지만, 연초 특수성과 논란의 파장력 때문에 급작스럽게 빠른 사과를 해야 하니 개인 SNS에 입장을 밝힌 것은 이해해줘야 할 부분.
그가 남긴 사과문은 비교적 깔끔하다. 덕지덕지 해명하기보다는 모든 자신의 과오이며 입이 몇 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다는 듯 이야기를 했고, 굳이 그 상황이 재미있게 해보자는 욕심 때문이었다는 이유는 받아들일 만하다.
또한, 아이유와 조정석에게 범한 실례에도 사과하는 모습을 보인 것은 필요한 대처였기에 빠른 사과는 나쁘지 않다.
이휘재가 잘못한 건 성동일의 복장을 두고 과하게 장난을 친 것 때문. 배우면 시상식에 수트 정도는 입고 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식으로 패딩을 입은 성동일에 장난을 하고 수습을 하지 않은 게 큰 문젯거리일 만했다.
아이유는 현재 열애 상대가 있음에도 극에서 상대였다고 이준기와 엮어 곤란케 한 것이 문제가 됐고, 조정석에겐 수상소감에 현 애인인 거미에 대해 한마디를 종용했다는 부분에서 욕을 먹고 있는 것.
따지고 보면 세 경우 모두 좋지 않은 애드리브였다는 건 확실하다.
그러나 그가 진심으로 조크를 하려 했다는 의도성에서 볼 때 애드리브는 실패했지만, 그 의도가 모두 욕을 먹는 것은 어딘가 약간은 억울할 만도 하다. 수상소감을 말하며 모르고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을 챙겨준 거라면 욕보다는 칭찬을 받아도 될 일인데, 그 부분까지 문제를 삼은 것은 어딘가 억울해 보이는 부분.
또 아이유의 경우에도 그가 하려는 것이 조크성이었다면, 드라마의 로맨스 상대에 대한 부분을 시상식이라는 특수성 있는 공간에서 웃자고 한 것이기에 마냥 욕하기는 모호하다.
이 두 경우가 성동일을 향한 무례한 애드리브와 연결돼서 그렇지 그렇게 나쁘게 만은 볼 수 없는 것도 사실이기에 이 부분은 이해를 요하는 부분.
성동일에게 잘못한 부분은 명확히 잘못한 게 맞다. 현장에서 수습을 못한 것도 잘못일 수밖에 없다. 좀 더 재치가 있었다면 현장에서 큰 절을 하든 90도로 최대한 예의를 차려 그 행위가 장난이었음을 밝혔어야 했다. 애드리브가 안 통했다며 시청자를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했으며, 성동일에 바로 사과하는 과정이 있어야 했다. 그래서 진심을 다해 사과하는 과정은 필요하다.
이휘재가 고쳐야 할 건 현재 교류하는 인맥을 잠시 멀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의 못된 버릇을 고쳐주기보다는 맞장구 쳐주는 이들이 옆에 있다면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자신의 잘못된 부분을 고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들과의 관계에서 못된 버릇이 생겼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휘재에게 왜 이런 요구를 할 수밖에 없는가? 하는 건 그의 말 표현에 문제가 있어서다. 그가 어떤 사람을 만나는지 모르겠지만, 그가 쓰는 어투 중 ‘아이유 양’, ‘조정석 군’ 등의 표현은 굉장히 자신이 어른이라는 표현이 담겨 거리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해당 자리는 공적인 자리다.
방송 고위 관계자와 친해 생긴 버릇인지, 그에 비견할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자들과의 친분이 있어서 생긴 버릇인지. 분명한 건 그런 칭을 하는 이들을 만나 생긴 버릇 같기에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다.
특히, 2016년 연말 시상식에서 보인 그의 상대를 칭하는 버릇에는 연배나 권력의 상위에 있는 이들이 보이는 꼰대스러운 표현이 있었다는 점에서 그 부분은 고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일단 과도하게 그를 비난하는 것은 피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러나 이 기회를 통해 확실히 사람 대하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필요해 보인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