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멜로디 유사성은 일부 보이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멜로디가 비슷하다고 표절이라고 단언하는 전문가는 없을 것이다. 특히, 원곡자가 제기하지 않는 표절은 성립될 수 없기에 표절이라고 할 전문가는 없다.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는 발표된 지 13년이 지난 노래다. 2004년 11월 발표된 곡으로, 2013년 ‘들국화’ 앨범에 리메이크되며 더 많이 알려진 곡이다. 이후 후배 가수인 곽진언과 김필이 불러 화제가 됐고, 2015년 이적이 tvN <응답하라 1988> 테마곡으로 불러 큰 인기를 끈 바 있다.
그런데 갑자기 2017년 4월 표절 논란이 일었다. 그간 의문을 제기한 이력이 있긴 했지만, 큰 문제없이 지나왔기에 생뚱맞은 표절 논란은 대중을 어이없게 한 것이 사실이다.
전인권의 ‘걱정말아요 그대’는 1970년대 독일 블랙 푀스(Black Fooss)의 ‘드링크 도흐 아이네 멧(Drink doch eine met)’과 유사하다며 표절 논란이 제기됐다.
유사하다는 곳은 후렴구로 모 매체가 보도한 바에 의하면 ‘G-D-Em-Bm7-C-D-G’코드가, 블랙 푀스의 곡 후렴구 ‘C-G-Am-Em-F-C-G’의 진행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같은 코드로 조바꿈을 했을 시 유사하다는 것.
문제는 해당 부분의 멜로디 라인이 표절 여부를 가릴 만한 기준에 못 미친다는 것이다. 전체적인 멜로디 라인이 유사하게 보이긴 하지만, 확정할 만큼은 아니다.
후렴구 일부분을 두고 전체 표절이라고 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과거 8마디의 유사성으로 표절을 판단하는 여부도 이 곡에는 적용하기 힘들기에 표절이라 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표절 논란이 제기된 것에 대중은 의아함을 드러내고 있다. 너무 생뚱맞게 제기됐다는 것이다.
실제 너무도 생뚱맞은 건 맞다. 지금까지 표절 논란은 일정의 시간을 두고 논란이 일기 마련인데, 마치 기획된 것처럼 급작스럽게 제기됐다는 것은 의심을 받을 만한 부분.
연예계 일을 정치계와 엮는 것은 대중이 싫어하긴 하지만, 이번엔 대중이 먼저 나서 정치계와 연루된 논란이 아니냐 의혹을 보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전인권은 불과 며칠 전 안철수를 지지하며, 일명 ‘문빠’로 불리는 이들로 적폐 가수라며 공격을 받았다. 안철수를 지지하니 적폐라는 기적적인 논리를 대며 말이다.
촛불집회에 등장했을 땐 정의로운 가수라며 치켜올리던 이들이, 문재인이 아닌 안철수를 지지한다고 하니 그를 적폐 가수로 몰고 콘서트도 보이콧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는 것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
그런데 이어 이번 일이 불거진 것이다. 우연이라도 너무도 불쾌한 우연이기에 대중은 의혹을 보내는 것.
현재 유튜브에는 전인권이 안철수를 지지한 적이 없다는 가짜 영상들이 나돌고 있으나 전인권은 직접 자신이 안철수를 지지하는 게 맞다고 재차 확인을 하고 나섰다.
또 표절 논란이 일고 대중이 정치계와 엮인 논란이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자, N포털 해당 기사에 달린 의혹 댓글은 빛의 속도로 사라지는 현상까지 보였다. 또한, 표절 논란을 넘어선 악의적인 댓글들이 꽤 많이 올라오고 있다.
처음 단독을 터트린 매체도 대중의 의심을 사고 있다. 어느 일정의 시간을 거치며 논란이 된 것이 아닌 급작스러운 논란 보도이기에 유통상 의문을 갖게 하고 있다.
유사성은 동화 현상이 있어 어떤 의혹이 일면 그렇게 들리기도 한다. 원래 문제 되는 것보다 훨씬 크게 받아들이고 훨씬 많이 유사하다 느낄 수도 있다. 유사하다고 하니 유사하게 들리는 건 맞고, 개인적인 기준에서도 일부 유사한 부분이 들리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의 곡을 표절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다시 생각해도 이번 논란은 생뚱맞은 면이 있다. 정치적 이데올로기로 겪는 시련이라면, 이건 분명 옳은 일이 아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