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직업에 대한 이야깃거리가 오가는 프로그램은 딱딱하게 여겨지는 면이 있다. 그러나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당장 우리가 먹고 살아가는 이야기이기에 딱딱하다 외면하기 어렵다.
JTBC 예능 <잡스>는 시청자에게 있어 예능이라 여길 만한 구석이 겉으로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 프로그램을 맡은 진행자를 보면 이것이 예능이란 걸 알 수 있다.
오고 가는 이야기도 기존 딱딱한 분위기의 직업 소개 프로그램이 아닌, 나와 우리의 이야기이기에 쉽게 빠져들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직업을 소개하고 끝난다면 시청자는 이 프로그램을 볼 이유가 없으나, 시청자에게 화두를 던지며 직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에 편안하게 볼 수 있다.
각 직업을 택한 이들을 섭외해 그들의 직업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은 단순하게 해석돼 더 쉽게 시청할 수 있다.
노홍철은 자신의 사례를 적극 활용해 이야기보따리를 풀게 하고, 박명수는 천치 컨셉으로 무지함을 드러내는 방식이다. 전현무는 양쪽을 오가며 깐족거리고 직업에 대한 궁금증을 좀 더 이끌어 내는 방식을 쓰고 있다.
<잡스> 프로그램이 유익한 것은 여러 분야의 직업에 대한 실질적 특징과 보람을 잘 설명하기 때문이다.
야구해설가는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될 수 있는지. 보람은 어디서 찾는지. 재미있는 에피소드를 들으며 시청자에게 좀 더 쉽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준 바 있다.
2회에선 국회의원을 직업적으로 접근해 그들을 알아봤고, 3회에선 뮤지컬 배우들에 대한 궁금증과 에피소드를 들을 수 있었다. 4회에선 여행 가이드의 이야기를 들으며 시청자의 역마살을 자극하기도 했다.
5회에선 평론가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6회에선 응급의학과 전문의 세계를 들여다보는 시간으로 유익함을 더했다.
27일 방송된 7회에는 ‘심리 전문가’의 세계를 들여다봤고, 시청자는 기대 이상의 유익함을 얻을 수 있었다.
출연한 이수정 교수는 자신이 겪은 범죄자들의 심리와 잘못 알려진 조현병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시청자의 지식 함양에 도움을 줬고, 사회적으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데 노력을 했다. 단순하게 조현병이 범죄의 원인이 아님도 강조해 알게 했다.
<잡스>를 통해 알리고 싶었던 것은 사람이 우선되는 사회를 위해 시스템을 올바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고, 특정의 병증보다는 실질적 원인이 무언가를 알자고 하는 각성 요구였다.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를 찾아 사회에 적응시키는 문제가 시급하다는 것도 알렸고, 곽금주 교수는 왕따를 만들어 내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한 각성 요구도 시의적절해 보기 좋았던 장면이다. 노홍철에 대한 분석도 조금은 곁들여져 더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심리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그들이 하고 있는 직업적 자부심을 알 수 있었고, 그들이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기에 유익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프로그램. 사실 많지 않다. 예능적으로 풀어내기 어려운 소재를 택한 부분이 있으나, 그들은 참 잘 풀어내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