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승리(이승현)에 대한 군사법원의 1심 판결은 지나친 가중 처벌이라 말할 수밖에 없다. 징역 3년에 11억 5000여만 원의 추징금 명령에 법정구속까지. 버닝썬 게이트의 실체적 존재는 멀쩡히 사회에 있고. 실질적 존재가 아닌 바지사장 정도의 승리만 옴팡 죄를 뒤집어쓰듯 판결이 났다.

그를 미워하는 시선에서야 정의구현 차원의 일로 보이겠지만. 법은 공정해야 하고. 법은 치우지지 않아야 한다는 기본만 생각해도 이 판결은 지나치게 편향된 고압적 판결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10%도 반영되지 않고. 90% 이상 유죄 추정의 원칙으로 판결을 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로 지나친 형량이다.

그간 사회적으로 강력 범죄를 일으킨 사건에서조차 찾아보기 힘든 과한 형량. 총 9가지 혐의를 사실상 모두 적용해 판결한 건 이해 안 되는 부분이다.

‘성매매 처벌법 위반(알선, 성매매), 업무상 횡령, 특경법상 업무상 횡령, 증거인멸 교사, 성폭력특별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 촬영), 상습도박, 외국환거래법위반, 특수폭행교사, 식품위생법 위반 등 9가지다.

군사법원은 가중 처벌할 수 있는 최대치의 죄를 적용했다. 그 자신이 성매매를 한 것뿐만 아니라 투자자에 대한 성매매를 사실로 인정 판결했고.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도 인정해 형량의 근거로 삼았다.

밝혀진 승리의 성매매에 대해서는 처벌해야 하는 사항이기에 그조차 과하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소비를 한 입장과 브로커 유 모 씨가 반대의 형량을 받는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투자자에 대한 성매매 알선 계획도 가족이 함께 온 여행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성사 단계의 처벌을 할 수 없다. 3000만원이 넘는 호텔비를 써 가며 대접했다고 하여 성매매를 인정할 수 있는 근거는 못 된다.

특수폭행교사 건도 마찬가지다. 승리가 기분이 나빠 제지를 하라 했다 해도. 조직폭력배를 부른 건 버닝썬 사장 이 씨의 단독 결정이다. 손을 댄 건 다른 사람인데 왜 승리에게 그 죄를 물어야 하나? 굳이 폭력적인 방법을 말하지 않았다면 승리를 처벌할 수 없다.

불법 유포했다는 촬영물 또한 특정할 수 없는 인물의 사진으로. 유포했다는 채널도 소규모 단톡방에서의 유포라 비공개적인 유포다. 하여 중범죄라고 보긴 힘들다. 벌금 정도 나올 사안이라고 보는 것이 옳다.

승리의 9가지 혐의 중 처벌이 될 수 있는 혐의는 ‘도박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직접 소비한 성매매’ 정도가 중한 혐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2가지 혐의를 각각 살펴보면 총 22억 원 정도의 도박을 했다는 것이고. 이 금액을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조달했다는 것이 문제인데. 이를 단독 형량 계산한다면 형량은 업자로 봤을 때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억원 이하의 벌금형이고. 단순 이용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이다. 승리의 경우 단순 이용자로 2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형인데. 실제 일반적 판결 사례상 반 이하의 벌금형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징역형이라고 해도 1년 이하의 형량이 구형 판결 나오는데 승리는 최대치에 가중 처벌까지 된 것으로 보인다.

성매매 알선 등의 사안도 알선 행위를 한 사람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지는 것을 볼 때. 승리는 알선이 아닌 이용자로.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에 처해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알선자로 몰아 최대치 형량을 낸 것이 군사법원이다.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논리도 말이 안 되는 논리다. 실형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논리인데. 군인 신분인 자가 어찌 도주의 우려가 있다는 것인지 어이없는 판단이다.

승리의 죄가 모두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중대 범죄 성립의 근거도 명확지 않은 혐의 모두를 최대치로 뒤집어 씌우는 행위는 올바른 법치 판결이라 할 수 없다.

적어도 법치를 외치려면. 입증 가능한 사건에 한해서 형량을 정해야 한다. 단순히 호텔 접대했다고 성매매 알선으로 연결시키는 무리수는 두지 말아야 한다. 그가 성매매 전력이 있다고 하여 알선자가 되어야 하는 것도 말이 안 된다.

버닝썬 논란은 과시욕과 어긋난 우정으로 승리가 명의를 빌려줌으로 생긴 일이라 보는 편이 비교적 옳은 판단일 것이고. 그를 운영한 이 모 씨와 전원산업 유 모 씨의 부정한 사업 형태에서 벌어진 사안이라 보는 것도 비교적 정확한 시선일 것이다. 철부지 승리가 어울려 놀다가 온갖 누명을 쓴 사건이라 보이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느낌이다.

정작 중형을 받아야 할 버닝썬 사장 이 모 씨와 전원산업 유 모 씨. 조폭 등 어두운 사회 전반의 커넥션. 그리고 여러 과정에서 포착됐던 경찰 인사 및 권력자들은 모두 빠져나간 상황에서 승리의 중형은 억울할 만하다.

승리는 즉각 항소를 하고. 전역 또한 보장받아야 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수사를 하지 않고 판결한 군사법원이 아닌 민간법원으로 이송 유도해 2심 판결을 받길 바란다.

승리의 중형은 꼬리 자르기로 볼 수밖에 없다. 머리 격, 악의 커넥션은 멀쩡하고. 꼬리 격, 승리만 징역 3년에 추징금 11억 5690만원을 선고받은 것은 어떻게 생각해도 황당하다. 버닝썬게이트의 핵심은 승리가 아닌 또 다른 악의 커넥션이다. 왜 그들의 죄는 승리로 가려져야 할까? 아무리 생각해도 황당할 따름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