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래퍼 쌈디(사이먼디, 정기석)가 고 손정민 씨 사건 초반 의혹에 대한 수사 관련 국민청원을 독려한 사실에 대해 일부 네티즌이 비판을 하자. 기다렸다는 듯 일부 언론이 쌈디가 경솔했던 것은 아니냐며 비난을 유도하고 있다. 더불어 스피커로서 감정에 앞선 발언을 경계해야 한다는 식으로 입을 봉하려는 모습이기도 하다.
하지만 쌈디의 행동은 질타받을 부분이 없다. 없는 의혹을 제기한 것도 아닌. 철저한 수사를 해달라는 국민청원을 링크하며 독려한 것일 뿐이니 따로 질타받을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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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MBC> |
사건 초반 의심쩍은 부분은 없지 않았다. 손정민 씨의 친구도 사건이 있던 당시 음주로 인한 블랙아웃 상태였기에 정확히 모든 상황을 설명하지 못한다. 현 시간에 이르기까지 깔끔하게 매듭지어진 건 없이. 뚜렷한 증거가 없다는 점에서 사건은 일단락하는 분위기다. 친구도 경찰도 이를 지켜보는 대중도 무엇하나 확실한 건 없이 정황상 결론 나는 분위기에 맞닥뜨려 있다.
고 손정민 씨 친구가 블랙아웃 상태에서 휴대폰을 바꿔 가져간 부분부터 오해의 여지는 있었고. 사건 초반 신었던 신발을 버리고. 옷을 버리고. 아버지를 대동해 정민 씨를 찾은 부분. 구체적인 의혹이 없는 상태에서 변호사를 대동하고 등장하는 것부터 많은 부분이 작게나마 오해를 일으킬 수 있게 한 부분이다.
정민 씨 친구 A씨가 명확한 잘못이 없다고 해도 대처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기에 쓸데없는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무죄 추정의 원칙’은 적용돼야 하고. 처음부터 대중이 정민 씨 친구에게 바란 건 깔끔한 수사 협조 정도였다. 안타깝기에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라도 알고 싶었던 것이지. 친구를 무조건 의심한 건 아니다. 흘러가는 부분이 답답하니 의구심도 커진 것이지. 의심을 위한 의심을 한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어쨌든 수사 초동 부분 경찰이 갈팡질팡한 것은 사실이요. 잃어버린 친구 휴대폰은 1차 경찰 수사발표와 1차 언론 발표(그것이 알고 싶다) 이후 환경미화원으로부터 제공받아 포렌식을 했다. 별 다를 바 없는 수사 발표가 됐지만. 갈팡질팡한 부분은 명백하다.
쌈디가 국민청원을 독려한 건 사건 초반 경찰 수사가 미흡해 보이고. 상황이 답답하게 이어졌기에 독려한 것이지. 꾸준히 의혹을 이야기하며 관심을 바란 게 아니다.
좋은 뜻에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조차 결과상 혼란을 초래했다는 듯. 그조차 하지 말라는 건 스타들의 스피커로서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결과밖에 안 되기에 그런 말을 한 언론을 질타할 수밖에 없다.
결과가 어떻든 미흡해 보이고 지지부진한 경찰 수사는 개선되어야 하는 게 분명하다. 대중이 과할 정도로 몰아부친 이후에나 뭔가 하려는 모습만 살짝 보여왔던 경찰의 수사 과정은 늘 대중에게 질타의 모습들이었다. 경찰이 지금까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수사를 했더라면 대중도 과한 확증편향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쌈디는 고 손정민 씨 사건에만 관심을 둔 게 아니다. ‘N번방 사건’, ‘정인이 사건’ 등 꾸준히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스타 연예인이다. 2개의 결과는 바람직하게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면. 1개의 결과는 생각한 것과는 약간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가 한 행동은 질타받을 일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는 없는 사실을 말하지 않았고. 그저 관심을 가져 달라는 정도의 독려만 했다. 왜 그게 그의 잘못으로 결론이 나야 하고. 조롱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 궁금하다. 그렇게 몰아가기해 그가 입을 닫으면 그건 바람직할까?
아니다. 선한 영향력이란 것은 비록 결과가 조금 달리 나와도 관심을 유도하고 지켜보게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 쌈디는 잘못이 업다.
그에게 경솔한 이미지를 씌우는 자가 구태 자체 아니겠나.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