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방송인이자 리포터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김태진의 동종 업계 방송인 재재를 향한 지적은 겉으로 보면 꼰대스러워보이나. 내용을 하나하나 파 보면 딱히 틀린 말도 아니어서 입장을 이해할 수 있다.
그의 잘못은 타인을 의도치 않게 공격하게 된 부분과 예의없이 ‘걔’라고 표현한 부분에서 비판을 피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다소 오버하듯 과장되게 표현하다 보니 생긴 일이란 건 충분히 짐작해 볼 수 있는 일. 그렇기에 오버스러운 청원을 통한 방송하차 요구는 황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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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 |
김태진은 지난 18일 팟캐스트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에서 재재를 언급했다. ‘게스트에 대한 사전연구가 부족하니 재재를 보고 배우라’는 시청자의 메시지에 불쾌한 감정을 표현하며 논란이 불거졌다.
“나보고 ‘문명특급’ 재재를 보고 배우라고 하는데, 나도 인터뷰를 준비할 때 게스트에 대해 많이 조사하고 외워 간다. 근데 맨날 방송에서 다 편집된다”며. 재재를 ‘걔’라고 표현해 가며 “나한테 1시간 짜리 프로그램을 통으로 주면 진짜로 잘 할 수 있다. 억울하다”고 한 게 빈약하게 표현되다 보니 일이 커졌다.
악감정이 없다는 것은 그의 말에 어느정도 표현이 됐던 것도 사실. “그분에 대한 악감정은 없는데 사람들이 자꾸 재재에게 배우라고 한다”라는 말에 이미 표현돼 있다. “재재보다 한참 선배다”라고 한 것은 리포터 경력을 말한 것이다.
대중이나 이를 지적하는 기자들은 ‘연반인(연예인 일반인)’이 어떻게 김태진의 후배가 되느냐 지적을 하지만 재재가 하고 있는 프로그램 성격이 예능이자 리포팅을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이기에 종사를 하고 있는 업에서 그는 후배가 맞다.
예능 PD이기도 한 재재라고 하지만. 대중에게 이름을 알리고. 공식적으로 활동을 하는 영역이 리포팅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가 소속돼 있는 SBS에서나 PD이지. 타 방송사에서는 리포터이자 방송인으로 활약 중이다.
‘연반인’이라는 타이틀을 쓰고 있지만, 재재는 일반인이 아닌 방송인 신분이다. 반공인 방송인인 김태진이 반공인 체급으로 올라선 재재를 두고 후배 취급을 하는 것은 따라서 잘못된 게 아니다. 이미 그 업으로 돈을 벌고 있는데 무슨 일반인 취급을 하라는 건지 황당하다.
일반인 시청자가 김태진에게 재재를 보고 배우라 했다고 해서 그것에 불만을 표하며 재재를 운운한 건 잘못된 것일 수 있으나. 자신은 직업적 소명에서 부족하지 않은 노력을 하고 있고. 그만한 조건을 주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을 공격하는 게 잘못됐다 반박을 하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니기에 이해를 해줄 수 있다.
또 하나 김태진이 잘못한 부분이라 말하는 건 송중기 팬미팅 언급 부분. 자신이 하던 것을 재재가 해 뭔가 잘못 흘러 가고 있다라고 한 부분은 진행을 빼앗긴 부분에 대한 시기처럼 보이기도 하나. 이 또한 바뀌는 시장에서 자신이 뒤떨어진 부분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으로도 보여 청원을 해서 하차를 요구할 만한 것으로는 여겨지지 않는다.
‘제57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에서의 재재 실수 언급 또한 큰 문제는 아니다. 리포터 선배가 할 수 있는 선에서의 조언 정도를 한 것뿐이다. “실제 모르고 실수했다면 연예인이 돼가는 과정이기에 쓸데없는 짓을 하면 안 되겠구나. 배웠을 것”, “스스로 억울하겠지만 많이 배웠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한 부분인데 문제될 이유가 없다. 의도치 않게 논란에 휘말릴 수 있으니 조심하란 뜻 외엔 없는 메시지이다.
현재 김태진을 집중적으로 비난하고 하차 청원을 하는 그룹은 극단적 남혐 커뮤니티이고 실제 좌표찍기를 통해 집단적으로 공격하는 모양새다.
재재의 의도치 않은. 혹은 의도치 않아도 반복되는 남혐 손가락 표현 논란이 억울할 일이라면. ‘논란이 됐기에. 논란이 생길 수 있는 오버 행동을 하지 말라’는 정상적 조언을 한 김태진은 환장할 정도로 억울할 일이다.
스브스뉴스 소속 PD여서 김태진의 후배가 아니라고 주장하려면, 재재는 타 방송사 활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방송 종료된 JTBC <독립만세>, 방송될 tvN <아이돌받아쓰기대회> 등에서 활약하는 건 대체 뭔지?
가볍게 이야기한 것에 지나치게 반응하는 것도 병이다. 김태진은 재재를 후배로 생각한 것이고. 경력에서 뒤지지 않고 그만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도, 딴지를 거는 시청자가 재재를 운운했기에 언급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인물을 운운했다고 비난하고 하차 청원을 하다니. 한심스러운 일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