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아이돌 걸그룹 애프터스쿨 출신이자 배우로 활동했던 리지가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낸 이후 처음 자신의 심경을 전한 건 라이브 사과 방송에서였다. 그러나 어려서일까?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하며 비난을 사고 말았다.
리지가 실수를 한 말은 “근데 기사님(피해자)께서 그렇게 다치지 않으셨는데 기사가 그렇게 나갔더라”라며 “사람을 죽으라고 하는 것 같다. 사람이 살다가 한 번쯤은 힘들 때가 있지 않냐”라고 한 부분이, 반성은 하지 않고 억울함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돼 비난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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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리지SNS> |
해당 멘트 전 후도 순서대로 보면 앞뒤가 안 맞아 왜 했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차라리 처음 마음처럼 글로 사과의 마음을 전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길 정도로 실수 가득한 리지의 사과 방송이었다.
결국 그 선택은 패착의 지름길이었음은 방송 이후 결과로 나왔다. 리지가 글을 쓰지 않고 라이브로 사과를 하려 했던 건 진실된 사과의 마음을 직접 전하려 한 것이겠으나. 언변이 좋은 편도 아니기에 악수가 됐다.
글이었다면 못 쓰는 글이라도 몇 번을 교정해 탄생한 글로 사과의 마음을 효과적으로 전했을 수 있었겠지만. 라방으로 서투른 사과를 해 비난만 늘었다.
그녀가 사과 방송을 통해 보여준 사과는 순서 자체가 잘못됐다. ‘실망시켜 죄송하다’, ‘글로 쓰고 싶었지만 써봤자 안 될 것 같았다’, ‘이제는 더 이상 인생이 끝났다. 실망시킨 것 맞다’, ‘근데 기사님 께서 그렇게 다치지 않으셨는데. 기사가 그렇게 나갔더라’, ‘사람을 죽으라고 하는 것 같다. 사람이 살다가 한 번쯤은 힘들 때가 있지 않냐’, ‘지금 상황은 거의 뭐 극단적 선택을 하라는 얘기들도 너무 많다’, ‘제가 잘못했고, 잘못한 걸 아는 입장에서 너무 죄송하다. 그래서 라이브 방송을 안 키려고 하다가 켰다’가 내뱉은 순서다.
한 문장에서조차 이 말과 저 말이 파편화돼 정리가 안 됨은 쉽게 알 수 있다. ‘글로 쓰고 싶었지만 써봤자 안 될 것 같다’라고 한 부분도 언뜻 이해하기 어려운 말이다. ‘글로 쓰기 어려워 라방을 켰다’라고 정리를 못해 이 말 저 말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문장 내 앞뒤 연결성이 부족하다는 소리.
바로 이어 ‘이제는 더 이상 인생이 끝났다’라고 한 말도 한 문장으로 할 말이 아니다. 완성 문장이 될 수 없다. ‘절망적이다’ ‘인생이 끝난 느낌이다’라고 하면 될 말이다. ‘이제는 더 이상’은 다른 말을 하기 위해 꺼냈다가 완성하지 못하고 뒤이어한 말이 연결돼 문장 자체가 꼬였다.
또 ‘실망시킨 게 맞다’라고 한 말에 이어, ‘근데 기사님께~’라고 한 멘트 또한 이어서 할 말이 아니었지만 연이어 그 말을 해 오해가 커진 것이다. 파편화된 말들을 순서에 상관없이 이어 했기에 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게 된 것.
슬픈 감정에 취했다고 해도. 자신이 할 말은 끊어서 똑바로 이야기해야 하는데 뭔 말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공황 상태에서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내뱉어 대중과 언론은 그나마 비난할 수 있는 멘트인 ‘기사님’ 관련한 멘트로 질타한 것이다.
사과만 하면 될 것이지. 왜 피해자인 기사 님에게 책임을 미루려 하는 것이냐 오해를 하며 질타를 한 건 리지가 말을 잘못 전했기 때문이다.
분명 사과의 마음이 있었던 건 맞을 게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주장을 똑바로 할 수 없는 생활을 해서인지 오해를 불러일으킬 멘트를 한 것 또한 분명해 보인다. 대중은 리지에게 논리력과 언어 구사력 개선을 바라야 할 때인 것으로 보인다. 무조건 비난보다는 계도를 통해 그녀의 변화를 바라자. 그게 옳은 행동 아닐까? 나이에 비해 덜 성숙한 어린 리지를 변화시키는 대중의 모습이 바람직할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