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가수 겸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솔비(본명 권지안)가 2021 바르셀로나 국제예술상(PIAB21) 시상식에서 대상인 ‘그랜드 아티스트 어워드’를 수상한 것에 현직 화가들이 쓴소리를 남겼고. 이에 솔비 측이 반박을 하며 법적 대응을 하는 등 중형 논란으로 번진 일이 있었다. 문제는 충분히 할 수 있는 비판에 과한 법적 대처를 한다는 점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뭐 대단한 문제를 제기했다고 법적 대응을 논하는지 대중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도 형성됐다. 이런 반응은 기존 반응과 다른 반응이기도 해 솔비 측이 대처가 아쉬운 부분이다. 기존 반응은 솔비 쪽에 우호적인 반응이었다. 기성 작가들의 과도한 기득권 수호 차원의 텃세와 견제로 여겼기 때문이었지만. 관심이 생긴 이후 솔비의 움직임을 면밀히 알 수 있는 시점이 되자 우호적인 반응은 사라지는 분위기다.
대중이 냉랭한 반응으로 돌아선 이유는 간단하다. 실력이 아닌 마케팅으로 작품가와 작품성을 높이려 한다는 점이 포착되었기 때문. 국제적인 시상식뿐만 아니라 연일 엄청난 호가로 작품이 팔리고 있다는 마케팅은 어렵지 않게 접한 소식 중 하나다.
현직 화가들이 지적하는 포인트도 그것이다. 엄청난 작가인 것처럼 마케팅을 하며, 작품성보다는 과대한 가치의 작품으로 평가되는 분위기에 쓴소리를 한 것 외에 크게 순리에 벗어나는 비판을 한 게 없다.
유튜브 한 채널을 통해 현직 화가인 이진석 작가와 이규원 작가가 제기한 문제 제기의 요는, ‘권위 있는 시상식이 아닌 소규모의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것으로 마치 최고의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것처럼 하는 것이 눈에 거슬린다’ 정도의 문제 제기이고. 해당 대상이 좋게 평가될 수 없는 건, 돈을 내고 출품하는 시상식이 온전한 시상식일 수 없다는 것과. 설령 솔비 측이 주장하는 대로 초청을 받아 갔다고 해도 동일 입장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 참가자들에겐 온전한 경쟁이 아닐 수 있다는 문제 제기는 온당한 문제제기다.
또 신예 작가나 기성 작가 중 영세한 작가들은 홍보 수단 없이 고군분투를 하는 입장에서. 돈으로 정체성도 모호한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것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고. 유명세에 더해 온전치 않은 저명성까지 얻어 가며, 고평가 되는 작가의 위치와 작품성은 비판의 주된 소재가 될 수밖에 없기에 두 현직 작가의 비판은 공감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솔비는 꾸준히 기성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유사한 작품이 있다는 논란이 있어왔다. ‘곰팡이 케이크’로 유명했던 아이스크림 작품은 제프 쿤스의 작품을 표절했다는 논란이 있어 고운 시선을 주기 어려웠고. 표절 의혹이 불거지자 그제야 ‘오마주’였다는 해명을 해 시선은 곱지 않다. 그 이전 작품에서도 유명 작가들의 풍과 비슷하다는 지적이 있었고. 이번 대상을 받았다는 아트페어 ‘저스트 어 케이크(Just a Cake)’ 작품도 일본 화가 시오타 치하루의 작품과 유사하다는 논란이 이어졌으니 좋게 보이지 않는 건 어쩌면 당연.
유사성 논란이 일자 솔비와 콜라보 작업을 했다는 최 모 작가가 불쾌함을 표현했는데 이 또한 논란이 일 수밖에 없다. 온전한 솔비의 작품이라기보다 최 모 작가의 작품 풍에 솔비의 노력은 얼마나 들어갔는지를 의심해 볼 수밖에 없기에 유익한 논란은 될 수 없다. 실 작업이 많은 시오타보다 스트롱핀 풍의 작업을 먼저 했다는 주장을 하는 최 작가의 작품 풍이 들어갔다고 해도 연이은 논란은 달갑지 않다.
거기에 대해 솔비 측이라고 하는 ‘엠에이피크루’라는 곳은 연예기획사 업과 미술 중개업을 동시에 한다. 상업적인 목적이 없다고 볼 수 없으며. 마케팅과 홍보 행태로 봐선 상업적이라고 해도 무리는 없다. 대중이 마냥 긍정적으로 봐 그녀를 보호해 줄 수 없는 지점이 이 지점이다.
평가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보다. 해당 소속사이자 크루에서 홍보성으로 알려지는 부자연스러운 자랑질을 온전한 평가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아주 크게.
동료라 할 수 있는 구혜선이 솔비를 보호하려는 움직임도 순수성에선 존중하나.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보호하려는 모습은 아쉽다. 구혜선이야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작품을 만들려는 노력이 그 모습 그대로 보이니 크게 문제를 삼지 않지만. 솔비는 창조나 창의적인 면은 없어 보이고. 기존 작가나 작품을 따라해 보는 수준의 습작 상태의 작품을 대단한 작품처럼 내오고. 그게 비싸게 팔렸다는 것만으로 커리어를 완성하려는 모습이 종종. 혹은 왕왕 보였기에 기성 작가와 대중도 좋게 평가를 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구혜선과 솔비의 차이는 부족하더라도 창의적인 노력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동료로 보호하고 싶은 마음이야 갸륵하지만. 작품성에선 치명적인 유사 습작 콘텐츠로 평가받는 작품으로 저명도와 작품가를 올려 가는 모습은 어떻게 봐도 좋게 보이지 않기에 문제 삼는 것에 호응을 해줄 수밖에 없다.
현직 화가들이 관성 차원에서 텃세를 부리는 것이야 배척해야 하지만. 노력이 부족하고 근성도 없으며. 자존감 없는 찍어내기 식의 작품으로 저명성을 쌓아. 졸작을 대작으로 만들어 파는 것은 예술을 예술로 사랑하는 사람으로는 용납하기 어렵기에 그 비판이 강해 보여도 응원하게 된다.
근본이 되는 실력 쌓기로 인정을 받아야 하는 건 기본이다. 고가로 작품이 팔리고 완판이 된다고 하여 실력 있는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당장 호의적 여론으로 고평가 돼 한 시절 이름을 날릴 수 있어도 예술품은 언젠가 제 평가를 받을 것이기에 두려워해야 한다. 똥을 싸질러 놔도 유명세로 고평가 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