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연말 시상식 중 농담 식으로 가볍게 던진 말에서 뼈를 느끼는 시청자가 다수라면. 그리고 그 시상식에서의 말처럼 ‘나눠먹기’와 ‘무언의 계약 시상’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면 이는 결코 농담으로 끝내긴 어려운 일이다.
머지도 않은 한 해 전, 김구라는 ‘정상적으로 시상식을 치르지 못하면 3사 방송사가 머리를 맞대고 공동 개최하는 것은 어떨까’라는 제안을 할 정도로 억지 시상식은 3사 모두에서 이어졌다.
김구라의 말은 ’2020 SBS연예대상’에서 나온 말. 그러나 다음 해인 이번 해. 즉, ‘2021 SBS연예대상’에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대상을 개인에게 주지 않고 <미운 우리 새끼> 팀에 팀 수상을 한 것이 논란이고. 대상은 아니더라도 최우수상을 받을 만한 지석진을 ‘공로상’ 격인 ‘명예사원상’을 줘 논란이다. 또 이승기에게 주어진 ‘프로듀서상’도 말은 많을 수밖에 없다. 공헌도보다는 FA 계약 선수에게 보장해주는 상을 수상한 것처럼 보이니 말이 많다.
대상 또한 작품에 수상하려면. 그만한 가치를 한 작품에 수상하는 게 당연한데. 마치 안 챙겨주면 내부에서 한마디 들을까 걱정을 해 시상하는 것처럼. 안 주면 다음 해에는 팀을 이적해 가는 것은 아닐까? 하여 걱정해 주는 것처럼 주니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방송을 본 시청자와 대중은 ‘미우새’에 고운 시선을 주지 않는다. 시청률이 10%가 넘었다고 해도 온전한 공을 인정하기 어려운 관성적 제작 시스템과. 매번 반복되는 콘텐츠에 대한 식상함을 이야기하고 있고. 이미 충분히 반복 수상을 해왔기에 이번 해까지 챙겨주는 것은 옳지 않다는 반응들이 많다.
더욱이 ‘미우새’보다는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는 <골 때리는 그녀들>이 대상을 못 탔다는 것에 더 화를 낼 만한 것이 시청자와 대중의 입장이기도 하다. 기대하지 않았고 비록 작은 흐름 조작 논란도 있었지만, 대박을 터트린 것은 ‘골때녀’이고. 시청률 및 화제성, 호응도 모두 최상의 ‘골때녀’를 뒤로하고 식상하다는 반응이 있는 ‘미우새’에 대상을 준 건 어이없을 수밖에 없다.
‘골때녀’는 최우수 프로그램상에 올랐을 정도로 실제 대중의 반응이 폭발적이기도 하다. 시즌1의 화제성은 이미 넘긴 시즌2의 화제성은 어마어마할 정도. 남자축구에 온통 관심을 갖는 축구 커뮤니티에서조차 ‘골때녀’를 자주 거론하며, 화제의 장면을 업로드해 돌려볼 정도로 화제성은 최고치이다. 단순히 시청률로 하자면 ‘미우새’가 우위를 점한다고 해도. 신선한 화제성과 주목도를 따진다면 ‘골때녀’에게 대상을 주는 것은 필요한 일이었다. 그것도 올해라면 더욱 그것이 필요했다.
이름값 좀 나가는 이들이 잔뜩 몰려 있는 ‘미우새’ 팀에 안 줄 수 없었다는 내부 의견이 있었다고 해도. 객관적으로 대중을 납득시키려면 ‘미우새’보다는 ‘골때녀’에 대상을 수상하는 편이 공정성에서도 나아 보였을 것이기에 이 결정은 매우 아쉽다.
이승기 또한 ‘프로듀서상’을 받았다는 것에 납득을 하며 지지하는 시청자와 대중의 수는 적다. <집사부일체>와 <편먹고 공치리> 프로그램을 하고 있지만, 어떠한 수치에서도 이목을 집중하는 부분은 없다. 프로듀서들이 그의 공헌도를 따져 줬다고 하지만. 외부로 전해지는 수치로 그를 인정하는 이는 많지 않을 것이기에 의아하다.
단순히 거물급이라 자신들이 판단하고. 그에 맞는 대우를 해주기 위해 연예대상에서 주요 타이틀을 수여하고 있다고 봐도 할 말이 없을 시상식을 하고 있기에 시선은 곱지 않다. 거물급이라면 영향력을 따지지 않을 수 없는데. 그가 어떠한 수치를 만족해 줄 만한 영향력이 있는지 의문이다.
일단 성적상 나타난 수치만 보더라도 이승기의 영향력은 많이 떨어졌는데. 최우수상을 넘어 대상에 필적한 타이틀인 ‘프로듀서상’을 수상했으니 말이 안 나올 수 없는 상황이다.
신동엽의 ‘한 새끼만 주지’하는 것이 시청자의 마음인 것은 안다는 농담조 말은. 실제 다수의 시청자와 대중이 느끼는 말로. 의미 없는 상으로 위로하는 것에 대한 반발을 의식한 것이고. 이는 방송사가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3사 공동 시상식을 만들자는 김구라의 말을 고민해야 하는 대목도 이 부분이다.
김구라가 이번 ‘SBS연예대상’은 이상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냈지만. 이 부분도 반드시 이상민이 호성적을 이끌어 냈기에 한 말은 아닐 가능성은 있다. 이미 유재석은 수상을 거부하는 상황인 것은 전해졌고. 누굴 찍어 대상을 수상할 만하다 할 수 없으니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에서. 출연진 중 한 명을 뽑아 예상한 것일 것이기에 큰 의미는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더 의미 없는 대상 수상보다는 의미 있는 수상인 <골 때리는 그녀들>의 수상이 있어야 한다 주장할 수밖에 없다.
이미 너무 많이 수상해 상이 의미 없어진 장수 예능인 <런닝맨>이야 수상을 양보해 영광을 타 프로그램에 돌려 큰 의미를 안 둔다고 해도. 지표가 되는 주요 지표를 따지면 아직도 상위 그룹에 속하는 프로그램이기에 공헌도에 의한 포상은 개별적으로 이루어져야 된다고 보인다.
어찌 됐든 ‘나눠먹기식’ 시상으로 SBS 예능에 출연하는 팀과 개인들이 골고루 수상을 했고. 성적 공헌보다 과한 수상을 한 출연자도 있는 것은 그들 나름대로 탕탕평평한 시상식처럼 보일 수 있으나. 마뜩지 않아하는 다수의 시청자와 대중에겐 눈에 거슬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