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연예면이든 정치면이든. 각종 포털 논란 뉴스에 나타나는 반응은 일관된 면이 있다.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이기보다는 부정적인 반응에 속하는 반응이 많다는 건데. 속되게 유통되는 말로, ‘사과를 해도 지랄 안 해도 지랄’ 류의 반응이 부정 반응에 해당하는 반응이다. 이 반응을 내는 것은 악플러 성향을 가진 대중도 있지만, 훨씬 심각한 것은 속칭 ‘기레기’(기자 쓰레기 합성어) 쪽이 더 많다.
논란이라 보도하고 지적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프로그램 측에서 인정하고 사과를 해도 안 받아들이고 더욱 논란을 키우려는 수작을 보이는 것이 기레기들의 패턴이다.
특히, <골 때리는 그녀들>(이하 ‘골때녀’) 사안에선 한 언론사 기레기의 활약이 압도적이다. 커뮤니티에서 문제된 것을 퍼나르며 문제 제기를 하고. 프로그램 측이 이를 인정하자 해당 소식을 알리고. 이어 직접 관련이 없는 배성재와 이수근을 향한 비난을 유도하고. 해명 방송을 통해 입장을 밝힌 배성재에 대해선 ‘차라리 해명을 안 하는 게 나았다’는 반응의 보도를 해 악의적 보도임을 눈치 챌 수 있게 했다.
논란 이후 프로그램 측이나 출연자인 배성재의 해명은 깔끔한 편이었다. 조작을 인정한 프로그램 측의 해명은 대부분 제기한 문제에 대한 답이었고. 딱히 틀린 부분이 없었다.
경기 전체 스코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연출 조작이 아닌. 억지 감동을 연출하려는 전후반 흐름 조작을 한 것으로 ‘조작’ 사안에서는 심각한 조작은 아니었다. 보통 심각한 조작이라면 연출된 상황의 골을 만들어 내는 것이겠지만. 이들의 조작은 끝난 경기의 스코어 앞뒤 서사를 바꾼 것으로 밋밋한 흐름이 아닌 서스펙트한 연출을 위한 ‘흐름 조작’이었다.
즉, 5:0 스코어에서 6:3으로 가는 과정 중 2골을 따라붙어 3:2가 되고 6:3이 되는 결과를 만들어 낸 흐름조작이었던 것. ‘스코어 조작’이 아닌 ‘흐름 조작’임을 인지한다면 이게 그렇게 크게 문제 삼을 정도의 문제가 아님은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최초 문제를 제기한 반축구커뮤니티도 이를 인정하고 가벼운 농담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그들은 인터넷 밈과 유사한 방법으로 이를 풍자해 가며 즐기는 중이다. 이후 번져가는 양상만 가볍게 소식을 알리고. 이에 대한 댓글 반응도 ‘잘못한 정도이다’ 정도의 반응 중이다. ‘박슬기가 우는 것도 5:0이었기에 자연스러웠던 것이고 그 편이 나았다’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심각할 정도로 반응해 가며 비난하기보다는. ‘왜 그랬을까?’, ‘똑바로 하지’ 정도의 반응을 보이는 게 문제 삼는 대중 실체인데. 기레기로 불리는 기자는 모든 것을 문제 삼고. 모든 것이 심각한 문제이길 바라는 듯이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양새를 보여 한숨이 날 수밖에 없다.
해당 기자의 보도 방향이 악의적인 것이 문제인 것은 배성재의 해명 및 사과 방송에 대한 진정성을 훼손하는 보도가 꼴불견이기 때문이다. 배성재는 진실을 모두 말했다. 후시 녹음 차원의 코멘트를 따가 흐름 조작을 한 것이고 자신은 그렇게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해명이었다. 이는 사실이고 제작진이 밝힌 내용과 일치하는 말이다. 더 뭘 속일 일도 없는 해명인데. ‘해명 안 하는 게 차라리 나았다’고 하니 어처구니없을 수밖에 없는 것.
그렇다면 대체 뭘 바라는 것인지. 이를 지켜보는 대중은 의아하다. 사과는 했는데 그것도 싫고. 해명을 했는데도 그것도 싫고. 그러면 대체 그들은 뭘 해야 하는 것인지. 남은 게 프로그램 폐지라면 폐지를 바라는 것인지. 의아할 따름이다.
정작 문제 제기한 이들은 사과와 해명으로 이해를 한다는 데. 기어코 프로그램 폐지를 원하는 게 기자라면 이건 단순히 악의적인 것으로 밖에 해석이 안 되기에 기자를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해당 사안에 맞는 대처를 하는 게 맞지. 뭔 논란만 되면 폐지를 해야 한단 말인가? 그렇다면 해당 기자는 기레기 소리를 들을 만한 보도를 수시로 했는데. 왜 해고는 안 당하는지. 왜 자진 퇴사는 안 하는지 이해되지 않는 면이 생긴다. 단순한 사과 및 해명으로 끝날 일까지 과잉처벌을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기자가 뭐 대단한 권력이라고 남의 밥줄을 끊을려는지 대오 각성이 필요해 보인다.
사과와 정확한 해명. 그리고 반성과 재발 방지를 위한 프로그램의 노력이 보인다면 그걸로 된다. 그것도 안 하니 문제였던 것 아니었나? 이제 지켜볼 때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