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가수 태연이 ‘제가 미쳤다고 투기를 할까요’라고 한 말은 믿을 수 있다. 대중 또한 그녀가 투기를 했다는 생각은 대부분 하지 않을 것도 분명하다. 그러나 부모님이 한 투기 정황까지 투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 또한 없을 것은 분명하다. 사기 피해를 당했다고 해도 투기 판에 연루는 되었으니 속아 피해를 당한 것이고, 투기는 투기일 뿐이다.
애써 자신은 투기의 피해를 당하지 않았다고 한들. 부모 상속 재산인 만큼 연관성이 1도 없다고도 할 수 없다. 목적한 바가 아닌 의도로 비치는 것에 대한 부당함을 주장할 수 있다고 해도. 그 자신의 의도와 달리 부모님이 속아 사기 피해를 당한 건 해당 목적이 아니라도 투기의 잔해이기에 어쩔 수 없이 의도와 달리 진행된 사안에 죄송함을 내비칠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한다.
<사진=CJ ENM. 기사와 직접 관계 없음>
피해자에게 사과를 애초 원할 대중은 없었다고 해도. 그녀가 보인 반응에 불편함을 보일 대중은 많다. 어찌했던 개발할 수 없는 ‘보전 산지’를 매입한 건 사실이고. 못 보고 투기를 한 것도 아니다. 의도한 바는 아니었다고 해도 법을 어긴 행위를 한 게 분명하기에 불편함을 보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투자 사기가 당장 밝혀지지 않고. 보전지라고 해도 혹여 개발이라는 것이 진행됐을 때 누릴 이익은 또 분명하기에 당장의 사기 사건 연루가 마뜩지 않아도 대중은 그녀의 부모를 연루됐다고 생각할 것은 비교적 명확하다. 그녀가 직접 연루가 된 게 아닌 부모님의 사기 피해이지만. 간접적 연루자로 그녀를 지목해 비난할 근거는 억울해도 있는 게 분명하다.
태연이 주장한 글의 내용에서 드러났듯 자신이 사는 곳과 멀지 않은 곳에 가족의 보금자리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었다고 했고. 가족들 동의하에 부모님 두 분이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시고 저와 같은 꿈을 그리며 움직이고 결정 지은 것’이라고 직접 말한 부분에서도 책임을 피하긴 어려운 팩트는 존재한다.
어쨌든 동의를 했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했다는 말이 부정되는 것이고. 사기 피해를 당한 이후 그것이 사기 투기의 흔적이라고 인지했다고 해도 사기 피해 사건의 흔적이기에 대중이 비난할 근거조차 막을 일은 못 된다.
적어도 의도와 달리 목적이 흐려졌다고 해도 투기 사건의 피해라면. 피해당한 사실을 소상히 밝히고. 죄송한 마음이 있다는 입장까지 밝히며. 의도와 달리 진행된 사건이기에 해결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냈다면 대중은 성숙한 대처였다고 응원의 마음을 보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의도한 게 아닌 내용으로 사태가 일파만파하자 냉정함을 잃은 반응을 보인 것은 패착일 수밖에 없다.
자신도 피해자라고 외쳤다면 차라리 나았을 것을. 자신이나 부모님이 원치 않는 사기를 당한 것조차 대중의 정상적 반응이 아닌 부정적 반응을 이끌어 낸 건 안타까움이다.
오해나 추측, 억측은 자제 부탁드린다고 했는데. 대중은 피해자를 먼저 비난하려 하지 않는다. 하지만 반응이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나오자 사기를 당했든 뭐든 어쨌든 투기를 했기에 사기를 당한 것 아니냐! 하는 반응을 이끌어 낸 것이기에 잘못된 대처를 한 게 분명하다.
남은 태연의 대처는 그렇다면 없을까? 아직 있다. 사기 피해 사실을 보도로 상세히 접했고. 부모님이 의도한 바와 달리 사기 피해를 당했으며. 법적으로 책임질 일이 있으면 지겠고. 피해를 입힌 사기 피의자에 대한 처벌을 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하면 파장은 커지지 않고 해결될 수 있다.
나는 당당하고. 부모님도 가족을 위한 좋은 목적을 위해 움직였어도 의도가 달리 진행된 투기 사건에 연루가 됐다면. 어쩔 수 없이 인정하고 사과할 마음도 있어야 도덕적 삶을 사는 인생이 될 것이기에 좀 더 생각을 정리해 입장을 밝힐 것을 권해 본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