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 김영삼의 컬쳐홀릭] 드라마 남자 배우 대세로 떠오른 김선호가 과거 방송인 출신 여자친구를 임신시키고 중절을 강요했다는 이유로 출연하기로 했던 차기작에서 하차 수순을 밟고 있다. 출연하던 예능에서도 하차를 결정했으며 찍어놓은 광고에서도 이미지 훼손으로 손절을 당하기 시작했다.
대중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그의 활동을 지지하는 대중과. 활동을 반대한다는 대중의 반응이 맞서고 있다. 언론의 반응과 일부 대중의 반응을 살펴보면 활동 반대가 많을 것 같지만. 현실은 활동 지지가 더 많은 상황이기도 하다.
활동 지지의 이유는 철저히 개인 사생활이라는 이유에서다. 혼인빙자를 통한 낙태 회유가 있었든. 뭐든 그건 개인 간의 합의가 이미 있었기에 지난 일에 대중이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법적 공방도 개인사라는 것. 그 말은 일리가 있다. 속았든 뭐든 합의를 한 것은 최소한 서로가 숙의 과정을 거쳤다는 것이기에 뒤에 관계가 틀어졌어도 김선호를 일방적으로 비난할 이유는 못 된다.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면 비난의 근거는 비교적 명확하기에 김선호는 비난을 피할 길이 없을 것이나. 어쨌든 합의 과정과 이후 소원해졌을 지라도 연인 관계에서의 갈등의 시간도 몇 개월 간 겪었기에 자연스러운 이별의 시간이라 대중이 받아들일 만하다.
김선호의 바르지 못한 행태를 폭로한 방송인 출신 A 씨가 밝힌 내용 중 선배와 동료, 방송 관계자 등을 수시로 험담하며 욕설을 했다는 둥 폭로는 그의 인성을 조명하므로 알려지지 않은 모습을 알려 치명타를 날리고 싶은 마음일 것이나. 굳이 숨겨진 인성을 조명할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그 내용은 순수하지 못한 폭로로 여겨져 김선호의 활동 지지 근거로 쓰이고 있다. 건전한 폭로가 아니기에 대중이 거부감을 보인 것.
대중이 또 하나 거부감을 보이는 것은 남겨두었다는 각종 카톡 등의 근거다. 굳이 사생활 등을 폭로의 근거로 까발리려 하는 행동이 옳지 않다는 반응들이다. 존재한다고 해도 그건 법적 대응의 근거로 쓰여야 하지. 보복성 근거로 사용해서은 안 된다는 것이다. 대중에게 노출되는 것이야 이해를 도울 수는 있어도 비방의 근거도 되기에 스스로 받아들이는 것에 부정적인 것이 대중의 또 다른 성숙된 반응.
폭로를 한 A 씨의 목적은 또 무엇인지도 의아하다. 나를 버리고 키우던 강아지를 버린 것에 대한 복수심을 보인 것 정도로만 보이는 근거들의 나열은 그저 서글프게만 보이는 지점이다.
대중의 응원을 받는 폭로로 여겨지려 했다면 낙태를 강요한 것에 대한 명확한 사과 요구가 있었어야 하고. 폭력적으로 느껴졌던 일방적 이별에 대한 사과 요구가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사과 요구로 끝나지 않는 ‘너도 한 번 당해봐라’ 식의 복수 폭로였으니 폭로자를 향한 응원이 줄어든 것이다.
김선호의 사과는 비교적 깔끔한 편이다. 구구절절 핑계를 대지 않았다. 입장을 밝히기까지 4일이나 걸린 게 흠이었지만, 그 이유는 사과문에 등장한다. ‘두려움’ 때문이었다고 했으니 이해될 일. 또 다툼을 하기보다 깔끔하게 인정하며 좋은 사이로 만난 인연이었다고도 인정했다. 사과를 못한 건 여의치 않은 상황 속의 일이라고 하니 이해되지 않을 이유는 없다. 당사자에게 사과를 직접하진 못했어도 사과문에 사죄의 마음을 밝히고. 상처를 준 팬과 관계자 모든 이에게 죄송한 마음을 전했다.
출연 중이던 예능 <1박2일> 하차 의사를 밝히고. 제작진도 하차를 결정했다고 밝혔고. 자연스레 다은 작품에서의 역할도 타 배우로 체인지 되는 등. 김선호는 활동에 큰 지장을 받고 당분간 활동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른 건 목적이었든 뭐든 이룬 것이기에 폭로자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여길 것.
하지만 대중은 이 논란이 그의 활동에 지장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 그 정도로 내쳐 질 일이 아니라는 것이 대중의 목소리이며. 그 주장엔 동의를 할 수밖에 없다. 사과로 끝낼 수 있는 단계의 일조차 퇴출로 몰아붙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에 동의를 하는 것이다.
일부라지만 다수의 대중이 반대하는 하차 반대 상황과 퇴출 반대 상황은 그만큼의 중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논란의 크기를 따져보자는 대중의 움직임이 그나마 다행처럼 여겨진다.
입맛이 쓴 건 이별 폭력을 김선호도 당했다는 점 아닐까? 어쨌든 반성하고. 새 환경에서 새롭게 또 언젠가 정상적 시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대중은 바란다. 원스트라이크 아웃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