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김영삼의 컬쳐홀릭] 대한민국 예능 프로그램 MC 역사 중 손에 꼽을 만한 족적을 남긴. 그리고 남기고 있는 진행형의 MC들 숫자는 너무도 적다. 현재 활약을 하고 있지 않지만 그래도 오랜 기억으로 시대를 풍미한 MC를 뽑는다면 임백천, 이문세, 이택림, 주병진, 이경규 등이 있다. 이들 이후 바뀐 2세대 MC진의 역량은 바통을 이어받을 능력이 충분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그 바통을 이어받은 3세대 주자들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재 인기가 있는 MC진 중에서도 대중들이 알 만한 2세대(현 세대 기준) MC진으로는 ‘유재석, 신동엽, 김국진, 김용만, 신정환, 박수홍, 이휘재, 강호동, 김한석, 이창명’ 등 대략 10명을 뽑을 수 있었지만 이 중 현재 여전한 사랑을 받는 MC는 3명이 채 안 된다.
그 중 대중의 사랑은 시간이 가면서 2강 구도를 원하는 시류가 되었고, 유재석과 강호동이 대결을 펼치는 양강 구도가 되었다. 그 바로 뒤를 잇는 MC진들은 ‘이휘재, 김용만, 신동엽’이었고, 다른 이들은 큰 활약을 하지 못하는 시대의 버림을 받게 되며 약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재이다.
문화의 편파적인 시대는 예능 MC를 2강 구도의 1인자로 강제로 만들어 놓고도, 1인자가 나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하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모습만 남게 했다.
사실 이런 분위기를 만들어 낸 원인 중에 하나는 바로 1인자니 2인자니, 점오(1.5 or 2.5인자)이니 하는 말을 만들어 내면서 강제로 선을 긋다 보니 만들어진 기현상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와 같이 세기의 MC진들의 선이 그어지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힘을 잃은 상당수의 MC진들은 일자리를 잃고 자신의 업이 아닌 곳에서 고생을 하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그저 씁쓸하기만 하다.
어쨌든 강제로 만들어진 1인자와 2인자 3인자로 불리는 MC진들은 나뉨을 당하면서도 활약을 할 수밖에 없고, 사회적으로 1인자가 나오지 않는다는 한탄에 그나마 점오 MC로 1인자를 위협하거나 가능성을 보인 MC는 ‘신정환과 김구라, 정형돈’이 유일해 보였다.
그러나 신정환이 안타깝게도 2010년 9월 도박파문으로 대중에서 멀어지게 됐다. 도박파문과 함께 그가 질타 받은 이유는 거짓말을 했다는 죄목이 추가되면서 대중의 괴씸죄까지 더해진 것은 아직까지 헤어나올 수 없는 덫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대중의 처벌이 죄값 보다 더 큰 현상은 그를 쉽사리 복귀할 수 없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또한 그를 아끼는 이들까지 이런 대중들의 반응이 껄끄럽기는 마찬가지여서 쉽게 밖으로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움일 수밖에 없다.
일이 있고 난 이후 2년 2개월여 여전히 냉담한 온라인 네티즌의 시선은 그의 복귀를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냉담한 반응과는 달리 오프라인의 반응은 신정환에 대한 니즈가 분명한 것을 보여준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진 죄라는 것이 법으로만 다가서서 생각하기에는 문제가 있어 보이기에 냉철하게 생각하는 대중들은 일반적인 사고에 빗 대 그럴 수도 있다며 복귀를 희망하는 모습이기도 하다. 항간에는 심지어 그런 말도 한다. ‘한국 정선에서 도박하면 게임이고, 외국 나가서 하면 원정도박이냐?’라는 말은 상황에 정확히 들어맞지는 않지만 아주 틀린 말만은 아니게 생각하게 한다.
도박이라는 부분을 포괄적인 면에서 다뤄 처벌하는 것이 과연 옳은 가에 대한 말도 오가는 것은 이 죄가 일괄적인 처벌을 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도박은 죄의 성사여부에 있어서 남에게 피해를 입혔는가? 와 피해를 입히지 않았느냐?에 따라서 죄의 성립 여부도 달라져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깊이 고민할 부분이기도 하다. 그 말이 틀리지 않기 때문이라도 말이다.
신정환이 이제 다시 활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가 충분히 자신의 죄에 대한 처벌을 받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만약 부족하다면 스스로 조금 더 생각을 하고 반성을 해야겠지만, 죄에 대한 벌을 받고 자성의 시간도 어느 정도 가진 후 계속해서 그를 가둬둘 수 만은 없는 노릇이다. 한 때 죄만을 들추어 내어 일부 대중이 전체 대중인 것 마냥 여론을 호도해 죄 값이 덜 사해졌다! 그게 전체 대중의 말이라 호도하는 것은 문제의 소지가 있다.
신정환이 저지른 도박에 대한 법적 처벌 수준이 어쨌든 보완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면 예외의 상황 또한 있어야 한다. 도박은 명확히 자신을 해하는 병이다. 그를 넘어 남을 해하면 범죄일지라도 자신을 해하는 병을 범죄라 치부하는 것은 억울한 부분일 수도 있다.
모 스타는 세금 탈루 의혹을 받다 문제가 될 것 같아, 모른 척! 이후 모두 납세 했다. 그렇다고 죄가 사해지는 것은 아닌데도 당당히 활동하고 있다. 일부 그를 너무도 사랑하는 대중들은 결과적으로 법적인 처벌을 받지 않았다 하여 죄가 아니라 하지만, 목적성에서 그는 더 큰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신정환 보다 짧은 시간을 반성했다고 말하며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대중 앞에 섰다.
무엇보다 신정환의 복귀를 희망하는 것은 그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스타일의 진행력을 보여주는 MC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철저히 자성을 한 이후의 복귀라면 우리는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지금 사회는 스타. 즉 별을 떨어뜨리려는 문화만이 더 커져 있다. 빛을 잃어가는 별을 닦아 좀 더 빛을 낼 수 있게 하는 문화가 절실하다.
<칼럼니스트 김영삼 susia03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