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베이지(Beige)를 알고 있었지만, 그녀를 만날 기회는 좀처럼 없었다. 그러나 뜻밖의 만남이 이루어졌고, 우연한 만남에서 재미있는 인터뷰 자리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그 의미가 나름 깊을 수밖에 없었다.
베이지를 만나기 전 그녀의 곡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기는 했지만, 그녀가 슈주(슈퍼주니어)의 '려욱'과 듀엣으로 음반을 낸다는 소식을 접한 것은 호기심을 자극했고 유튜브에 올라 온 곡을 들어 보았다. 그 곡은 마침 인터뷰가 진행됐던 가을 날 참으로 밝고 낭만적인 곡으로 들려오는 곡이었다. 그녀의 만남은 우연치고는 꼭 만나야 할 사람을 만났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실력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녀는 2007년 MBC의 <쇼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서 얼굴을 비추었다. 당시 준우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 시청률이 좋지 않아 유명세를 타지는 못해 아쉬움을 줬다.
<쇼바이벌>은 예능으로 시작되었고, 당시 한준호와 이영자의 진행으로 이루어졌지만, 예능 프로그램은 어쩔 수 없이 시청률이 나와 줘야 한다고 그 잣대로 인해 폐지가 되는 수순을 밟게 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케이블 채널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는 '슈스케(슈퍼스타K)'의 인기로 인해서 다시 공중파인 MBC에 '위대한 탄생'이라는 일반인 뮤지션 발굴 프로그램이 생겼다는 것은, 그나마 조금은 그녀에게도 위안을 주는 듯했다. 모태가 되는 프로그램 정도로 받아들여질 수 있으니 말이다.
위대한 탄생의 어머니 격인 <쇼바이벌>에서는 현재 활동중인 그룹 에이트의 '이현' 또한 출연해 우승을 했던 기억이 있다. 또 한 명의 출연 팀으로 유명해진 사람이 있다면 VOS 멤버 정도.
가수 '베이지'라고 한다면 그녀를 아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르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불렀던 노래들을 이야기 한다면 '어~ 그 사람이 베이지였어?' 라는 말이 바로 나올 정도로 유명한 곡들이 많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본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수목드라마 <추노>의 OST인 '달에지다'를 불렀던 가수가 베이지였으며, 주말드라마 '천만번 사랑해', 아침드라마 '분홍 립스틱' OST 등 수많은 OST에 참여를 했던 것이 그녀다.
OST로도 유명하지만 그녀를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린 것은 당연히 그의 정규 앨범 중에 '지지리'라는 곡을 뽑을 수 있을 것이다. '지지리'라는 곡은 이시영 이라는 배우가 예능이나 여러 채널을 통해서 불렀기에 유명한 곡이기도 하다. '지지리'는 그녀의 앨범 1.5집에 있는 곡이다.
그녀가 참여한 컴필레이션 앨범은 더 많을지 모르나 검색엔진을 통해서 본 것은 약 12곡이 눈에 띌 정도로 그 수는 많았다. 그리고 그녀의 정규앨범 1집과 비정규집 1집, 싱글까지 세 장은 알찬 곡들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런 그녀가 이번에는 슈퍼주니어의 려욱과 함께 듀엣 '친구와 사랑에 빠질 때'를 불러서 화제가 되었고, 필자 또한 그 곡을 듣고 오 좋네! 라는 생각을 가졌었다. 혼자 생각으로만 려욱과 닮았는데~!! 라며 생각을 했지만, 그 생각은 그녀를 만나서 이야기 하다 보니 아주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공통적인 느낌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당시 듀엣으로 불렀던 영상을 보면, 이 말에 공감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입 모양부터 생김새, 애교 있게 나온 광대. 닮은 곳이 많아서 슬픈? 아니 기쁜 그들이 아닐까 했다. 심지어 이렇게 닮은 남녀를 두고 팬들은 너무도 잘 어울린다며 사귀어 보라는 반응까지 보였으니 요즘 유행하는 말로 표현해 '대박~' 이라는 소리가 절로 나올 법 했다.
팬들의 반응이 적대적일 것이라는 편견을 깬 에피소드가 됐다.
베이지(Beige)는 려욱과 닮았다는 소리를 데뷔 전부터 들었다고 한다. 현재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한 쥬얼리의 멤버 '김은정'이 예전 슈주가 데뷔를 할 당시 멤버 중에 려욱과 닮았다는 소리를 한 것이 거의 처음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 우연한 시작은 그녀가 데뷔를 한 후에도 계속 이어져 들렸다고 한다. 1집 때는 하물며 슈주랑 같은 미용실이었기에 려욱을 더 잘 볼 수 있었다고 한다. 하도 많은 소리를 들어서 자신도 궁금해 봤는데, 정말 좀 닮았다고 느꼈다는 것.
또 인연은 계속이 되어, 슈주의 <키스 더 라디오>와 김희철의 <영스트리트> 고정을 하면서 자연스레 더 친해지며 슈주 멤버들까지도 닮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특이나 김희철은 마담 뚜 본능이 있어서 가만히 못 두고 기어코 려욱을 초대해서 닮았으니 한 번 사귀어 보라고 매파의 역할도 했다고 하니 웃음이 절로 나는 이야기였다. 재미 있기도 했지만 '내가 여자로서 매력이 없나?'라는 엉뚱한 고민도 해 봤다는 베이지.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는 뭐가 있나
“앨범을 준비하는데 항상 오래 걸리는 편이에요. 유난히 다른 가수들보다도 오래 걸리는 편인 것 같아요. <지지리>는 가장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졌고, 무대에서 가장 많이 따라 해 주셨기에 내게는 잊을 수 없는 곡이 아닌가 해요. 당시 뭔가 힘들었기 때문에 가사도 나에게는 뜻 깊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내 노래를 남들이 알아주는 첫 곡이었기 때문이라도 애착이 가요”
소극장 공연을 많이 했는데 어떤 느낌인가?
“회사에 감사한 일이에요. (애교있는 표정으로)불만이라면 노래 준비도 오래 걸리고, 공연도 한 달 공연을 하는 점일 거예요. 제가 투정을 좀 부리는 편이에요. 그러나 회사에서는 돈만 보고 쫓는 그런 것보다는 무대에 세워주려 노력을 해요. 소극장 공연으로는 아트레온에서 한 달 공연도 해봤어요. 그 때는 힘들기도 했지만 지나고 보니 너무 행복하고 좋은 무대였지 않았나 생각하게 되요”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가?
“라이브 위주 프로그램을 우선 하고 싶어요. 작은 라디오 프로그램 등에 나갔고, <두시탈출 컬투쇼>도 나가서 노래를 했어요. 그 외 라디오 활동도 계속하고 있고, 려욱이 현재 이태리에 있는데 돌아오면 스케줄 맞춰서 여러 프로그램에서 노래를 선을 보이고 싶어요”
추노의 <달에지다>가 가장 인상 깊은데 뒷이야기가 있나?
“사실 그 전날 비밀(?) 이지만 좀 신나게 놀았어요. 회사에 이야기를 안 했는데, 이로써 들켰네요.(웃음) 사실 스키를 타러 갔는데 다음 날 녹음이 있는 것을 알고 그래도 빨리 오려 했죠. 그러나 의외의 몸살이 걸리는 바람에 다음 날 고생을 할 수밖에 없었어요. 또 같이 간 언니랑 <추노>의 김지석씨가 아는 통에 더 빨리 올 수밖에 없었죠. 몸살 상태에서 노래를 하는데 너무 힘들었어요. 이를 꽉 물고 했는데 의외의 곡이 나온 것 같아서 스스로도 신기해 하는 노래가 아닐까 싶어요”
선배 가수들과 재밌는 이야기는 있는가?
“린 선배님이랑도 많이 닮았다는 소리를 듣기도 해요. 굉장히 존경하는 선배님인데, 참으로 희한하게도 인사성이 남달리 좋은 편인데도 불구하고 '린' 선배님에게 연속으로 세 번을 인사를 못 드린 적이 있어요. 혼날 것 같았는데, 역시 선배님은 괜찮다고 다독거려 주시더라고요”
정말 린과 닮았다. 목소리까지도 그렇게 들린다. 성대모사는 해봤나?
“한 번 <스타골든벨>에서 해 본 적은 있어요. 그러나 닮았다는 것은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는 것 같아요.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을 하게 되죠. 좋은 점은 굉장히 좋아하는 가수를 닮았다는 이야기니 행복해요”
가수로서 지금 소속사에 들어올 수 있었던 계기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당시 수수하게, 너무 수수하게 당시 행색을 하고 왔어요. 별 개성도 없었던 지라 한 곡 하고 가라는 말에 다 포기하고 편하게 부르고 간다고 생각하며 손가락으로 튕기는 반주를 할 정도로 편하게 당시 좋아했던 재즈 노래를 부르고 돌아갔어요. 안 될 줄 알았는데 그런 당찬 모습을 봐서인지 전화가 와서 이렇게 활동을 할 수 있었어요”
려욱이 남자로 보일 때는 없나?
“처음에는 쉽게 서로를 못 대했지만, 녹음을 하면서 점점 더 친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녹음을 하면서 려욱이가 먼저 손도 확 잡고 나가는 모습도 보여주더라고요. '아~ 려욱이도 남자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또한 무대에서도 남자다운 모습을 보여줘요. 의외로 남자다운 구석이 많다 생각을 해요”
인터뷰를 마치며…
베이지(Beige)라는 가수를 새롭게 알 수 있었던 인터뷰 자리였다. 만약 그녀의 노래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추노>의 <달에지다>를 꼭 들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리고 그녀를 가장 잘 알 수 있는 노래인 <지지리>와 <친구와 사랑에 빠질 때>를 권해 보고 싶다.
노래 못 부르는 가수를 극도로 싫어하는 필자가 만나본 가수 베이지의 실력은 보장 할 만큼의 능력을 보여줬다. 강한 트레이닝을 통해서 컸기에 안정적인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가수 혼자 원맨밴드와 다를 바 없는 무대를 한 달 간 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로 너무도 어려운 일이기에 그녀의 성실성과 실력을 내가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주 좋은 기회의 만남이었고, 기억에 남는 인터뷰였다. 가수 베이지의 인상을 표현하자면 ‘싹싹하고 애교 있는 가수’로 기억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