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M투데이 이슈 프리즘] 한글단체, 영화 <반창꼬> 맞춤법 지적. 굳은 생각이올시다
한글단체인 한말글문화협회가 영화 <반창꼬(감독 정기훈)> 측에 자막을 통한 맞춤법 오기 표기를 바로 잡으라 요청을 했다고 한다.
한글학회 부설 한말글문화협회 이대로 대표는 "반창꼬란 영화 제목이 맞춤법을 만든 선열들을 무시하며 국어기본법과 옥외광고물 관리법을 어겼음을 밝힌다. 이 영화 상영에 앞서 '반창꼬'란 말을 표준말이 아니니 혼동하지 말도록 주의할 글을 자막으로 알려주기를 바란다"고 말이다.
이어 이 대표는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나 어린 학생들이 '반창꼬'라는 말을 표준말로 생각하거나 저마다 그렇게 말법을 어기면 어찌 될까 생각하니 눈앞이 캄캄하다. 영화 상영에 앞서 '반창꼬'란 말이 표준말이 아니니 혼동하지 말도록 주의해 달라는 글을 자막으로 알려주기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는 것.
그러나 이 요청을 받은 영화사 뉴 측은 영화적 해석일 뿐이라며, 이미 개봉한 상태여서 추가적인 안내 문구를 영화에 넣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말을 했다. 또한, 제목을 그렇게 지은 이유는, 어감상 귀여운 면도 있거니와 검색어의 혼동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바로 여기까지가 영화 <반창꼬>에 대한 한글단체의 요청과 제작자의 변이 오고 간 이야기이다.
여기서 따져보지 않을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세상을 살아가며 말을 하는 데 있어서 모든 상황에 표준어와 맞춤법을 맞춰 가면서 살 수 있느냐는 것을 말이다. 물론 대중을 상대로 한 책자나 대표적인 인쇄물을 찍어 내는 데 있어서 맞춤법을 지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그러나 문학적인 작품에 있어서까지 맞춤법을 운운한다는 것은 한 마디로 오버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문학적인 작품이나 창조적인 작품에는 작가의 감성이 풍부하게 묻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꼭 표준어가 아니더라도 어감상 자신의 감정이 실린 단어나 의미의 말들은 저마다 사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지금의 맞춤법 정정 요청은 바로 이 문학적인 감성을 지배하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아 그리 마뜩잖게 보인다.
영화를 만드는 이의 의도가 담긴 맞춤법이 틀린 제목이 있다고 해도 의미가 있으면 허용해야 한다. 또한, 그것을 고지할 의무조차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 계도의 의미에서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야 있을 수 있다지만, 그것을 강제할 권한은 제아무리 한글 단체라도 명백한 월권의 행위일 수밖에 없다.
얼마 되지 않은 일이었지만 드라마 <차칸남자>에 대해서도 한글단체가 지나치게 월권을 해 제목을 강제로 바꾸다시피 한 일이 있었지만, 이런 일은 없어져야 할 일이다. 일반적인 상황과 문학적인 작품을 같은 선상에 두고 잣대 평가를 하는 것은 무척이나 위험한 일이 아닐 수 없음에 지속해서 과한 힘을 남용하는 것은 우리 글을 오히려 파괴하는 일을 한글단체가 나서서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작가의 감성과 제작자의 감성을 획일화된 표준어에 맞춰 평가하고 칼질하는 사회는 그리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교과서를 단속하는 것과 문학작품을 단속하는 것의 차이는 너무도 클 수밖에 없다.
한글의 아름다운 표현력. 다양한 표현을 가능케 하는 한글을 획일화시켜 그 우수성을 훼손시키는 것은 지금 한글단체가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글. 김영삼 susia03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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